"태도 문제를 제외하고 어제 토론의 최고승자는 홍준표 후보다."(김진애 전 의원)
지난 25일 3시간가량 진행된 대선후보 TV토론회의 승자는 누굴까. 정치 전문가들은 '동성애' '사형제 존속' '강성노조 청산' 발언으로 '보수표'를 확실하게 챙긴 홍 후보에게 높은 점수를 줬다. 특히 문 후보로부터 "동성애 반대" 답변을 이끌어낸 홍 후보의 계산된 전략이 눈길을 끌었다는 평가다.
김어준은 26일 오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문 후보가 동성애 질문을 한 홍 후보의 기술에 말려들었다고 평했다. 김어준은 "이 공방은 우리나라 대선 토론상 처음 등장한 이슈다. 홍 후보가 편을 가르는 큰 기술이 들어간 것"이라며 "문 후보가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고 심상정 후보가 중간에 끼어들어 이 이슈에 대한 정답을 말해줬다"고 분석했다.
그는 "기술이라고 말씀드린 이유는 보수 기독교의 선을 그은 것이다. 또 한 번의 기술은 군대 내 동성애 합법화 문제하고 동성애 혐오 문제, 소수자 인권 문제를 순간적으로 뒤섞었다"며 "일종의 기술이다. 이 대목에서 문재인 후보는 일부 정정하긴 했지만 말렸다"고 덧붙였다.
김진애 전 민주통합당 의원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JTBC 대선토론'과 관련, "최고 승자는 홍준표"라고 평가했다. 그 이유에 대해 김 전 의원은 "자기표 확실히 챙겼고 동성애 이슈로 강간모의 덮었으니"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유승민, 안철수 후보에 대해서는 "표 확장성 없고 존재감 없으니 패자"라고 진단했다. 문재인, 심상정 후보에 대해선 "문재인은 시달렸으나 선방. 심상정은 플러스 한 뼘"이라고 말했다.
한 정치 전문가도 "홍 후보가 챙길 거 다 챙긴 토론이었다"고 진단했다. 문 후보 지지자 중에는 홍 후보에게 갈 표가 없는 만큼 '안철수 대 문재인' 구도가 아닌 '홍준표 대 문재인' 구도를 각인시키는 데 어느 정도 성공했다고 평했다. 홍 후보 자신이 보수 대표라는 점을 앞세워 문 후보와 대립하는 것을 보수진영에 어필한 전략이 유효했다는 설명이다.
반면 손아람 작가는 오히려 홍 후보가 문 후보에 말려들었다며 문 후보의 동성애 반대 발언은 캠프 전략이었다는 분석을 내놨다. 손 작가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동성애에 반대한다"는 발언과 관련, "문재인은 홍준표에게 말려들지 않았다. 홍준표가 문재인에게 말려들었다"며 "가치 위에 집권을 둔 명확한 득표 전략"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홍준표는 성소수자 문제에 대한 애매한 태도가 문재인의 약점이라 생각하고 찔렀고, 문재인은 '동성애에 반대한다'고 말하기 위해 완벽히 준비된 채 기다렸다"며 "그의 답변은 기독교 단체들과의 여러 차례 접촉 과정에서 예견된 대로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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