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창군절 핵실험은 안했지만…가능성 여전, 이번주 고비

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원종태 베이징 특파원 | 2017.04.26 00:01

북한이 25일 창군 기념일을 맞아 6차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같은 추가 도발에 나서지 않았다. 북한은 이날에도 관영언론을 총 동원해 미국과 대립각을 세웠지만 미국을 직접 위협하는 대형 도발은 하지 않은채 숨 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전날 미·중 정상이 또다시 통화에 나서며 북한 도발에 강력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본다. 특히 중국이 대북 원유 공급 축소 등 이전과 전혀 다른 수위의 제재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한 것도 상당한 압박이 됐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북한이 추가 도발의 명분을 쌓으려는 것일뿐 핵 실험 위협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다고 내다본다.

25일 외신에 따르면 북한이 모든 준비를 끝내놓고도 창군 85주년을 맞은 이날 6차 핵 실험을 하지 않은 배경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우선 이전과 차원이 다른 중국의 압박에 부담을 느꼈다는 진단이다.

아시아타임스는 미국 시타델 군사학교 마이클 브래디 교수 기고를 인용해 “북한 경제는 90%를 중국에 의존한다”며 “단적으로 지난해 중국이 수입한 북한산 석탄만 12억달러 어치였지만 올해 2월부터는 이를 전면 금지했고, 이미 수입한 석탄도 돌려보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시아타임스는 “시진핑 주석이 북한 정권에 대해 고삐를 죄는 시도를 한다면 김정은 정권의 핵 무기 취득 의욕은 억제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 중국의 수위 다른 압박에 부담 느꼈나

핵 실험을 강행하면 중국이 “원유 공급을 크게 줄일 것”이라고 압박한 것도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이날 중국 관영언론 환추스바오는 ‘북한은 추가 핵실험을 할 것인가, 하지 않을 것인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평양 시내 주유소들이 휘발유 공급을 크게 줄이고 있다고 전했다.

환추스바오 기자가 차를 몰고 확인한 결과 평양 대성주유소는 문을 닫았고, 외교단주유소와 칠성주유소, 고려항공주유소는 휘발유 공급 허가증을 제시했는데도 공급을 받지 못했다. 현재 평양 시내 휘발유 가격은 이전보다 70% 폭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장면이 벌어진 진짜 이유는 밝혀지지 않고 있지만 중국의 원유 공급 축소가 몰고 올 파장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중국의 대북 원유 송유관은 단둥-평안북도 백마리 봉화화학공장을 잇는 30Km짜리 하나로 연간 30만톤 정도가 공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원유를 크게 줄인다면 수개월 내 북한 경제가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일부에서는 미국의 외과수술식 북핵 시설 타격에 중국이 군사적으로 개입하지 않겠다고 압박한 것도 북한이 핵 도발에 나서지 못한 배경으로 본다. 여기에 한반도 해역으로 속속 전개되고 있는 항공모함 칼빈슨 호나 핵잠수함 미시간함 등에 북한군이 속수무책인 것도 한 원인으로 꼽힌다.

◇북한 재도발 가능성은 여전, 이번주가 중대 고비

하지만 일부에서는 북한의 추가 핵 실험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고 관측한다. 무엇보다 북한이 당장 핵 실험에 나설 경우 국제사회의 명분을 얻기 힘들어 '시간 벌기'에 나섰다는 전망도 들린다.

이런 가운데 26일(미국 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상원의원들을 상대로 북한 문제를 브리핑하는데 이어 28일에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 문제에 대한 특별회의를 개최할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이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상원의원 100명을 상대로 한 이례적인 백악관 브리핑은 워싱턴의 북한 정책이 바뀌었다는 메시지를 북한에 전달하려는 의도”라고 전했다. 이 신문은 또 다른 기사에서 28일 열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북한 문제’ 특별 회의에서 “미국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안보리에 더 강한 제재를 요청하는 한편 소속 국가들과 추가 (제재) 수단도 상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만약 북한이 추가 도발을 하더라도 핵 실험이나 ICBM 발사보다는 일반 탄도미사일 시험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본다. 이날 북한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참관 속에 장사정포와 170mm 자주포처럼 서울을 위협하는 무기들로 대규모 화력 훈련을 벌인 것도 이런 맥락이라는 주장이다.

베스트 클릭

  1. 1 "유영재, 선우은숙 친언니 성폭행 직전까지"…증거도 제출
  2. 2 장윤정♥도경완, 3년 만 70억 차익…'나인원한남' 120억에 팔아
  3. 3 차 빼달라는 여성 폭행한 보디빌더…탄원서 75장 내며 "한 번만 기회를"
  4. 4 "390만 가구, 평균 109만원 줍니다"…자녀장려금 신청하세요
  5. 5 "6000만원 부족해서 못 가" 한소희, 프랑스 미대 준비는 맞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