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손님 우리가 책임진다"…KEB하나은행 외국인 뱅커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 2017.04.27 14:00
왼쪽부터 KEB하나은행 외환사업부 외국인근로자마케팅팀 이아르씨에 과장(필리핀), 나리싸라 유디 대리(태국), 김정원 대리(베트남). / 사진제공=KEB하나은행

"아무래도 편안함 아닐까요?"

KEB하나은행 외환사업부에는 중국, 베트남, 필리핀, 태국,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 미얀마 등 외국인 은행원 8명이 근무하고 있다. 조만간 우즈베키스탄과 캄보디아 출신이 추가로 합류하는 등 올해에도 6명이 충원된다. KEB하나은행은 2012년부터 국내 은행 중 처음으로 외국인 근로자 전담 마케팅팀을 운영하고 있고 현재 운영 규모도 가장 크다.

이들은 외국인 손님을 대상으로 언어 지원은 물론 커뮤니티 마케팅 등을 담당한다. 이들은 외국인 은행원의 장점에 대해 "같은 나라 사람이기 때문에 손님도 편하게 말을 건넬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직접 외국인 손님을 찾아 나서기도 한다. 우선 외국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마케팅을 하기 때문에 주말에도 일하는 경우가 잦다. 예컨대 필리핀 국적의 이아르씨에 과장은 종종 일요일에도 혜화동으로 출근한다. 국내 대표적인 필리핀 시장 '리틀 마닐라'가 일요일에만 열리기 때문이다. 필리핀 사람이 많이 모이는 '리틀 마닐라'에 가지 않고서는 필리핀 손님을 잡을 수가 없다.

외국인 근로자는 국내에 아는 사람이 별로 없다 보니 어려움이 생기면 은행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통역 등 은행이나 금융과 전혀 상관 없는 일을 부탁하면 도와주기 쉽지 않지만 최대한 노력한다. 태국 국적의 나리싸라 유디 대리는 "모든 걸 다 해줄 수는 없지만 최선을 다해 도움을 주려 한다"며 "도와줬을 때 고마워하는 모습을 보면 기분이 좋다"고 밝혔다.


국내 외국인 근로자는 200만명이 넘는다. 외국인 근로자는 은행에 돈이 되는 해외송금을 자주 하기 때문에 무시할 수 없는 고객군이다. 은행들도 이들을 공략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자연히 은행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베트남 국적의 김정원 대리는 "외국 국적을 가졌다고 외국인 손님을 어려움 없이 유치할 수 있는 건 아니다"며 "경쟁 은행보다 무엇을 더 해줄 수 있는지 항상 고민한다"고 말했다.

경쟁이 치열하지만 KEB하나은행은 외국인 손님을 대상으로 한 영업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있다. 외국인 근로자의 해외송금 기준으로 KEB하나은행의 시장점유율은 60%에 이른다.

외국인 은행원이 본 KEB하나은행의 경쟁력은 신뢰다. 김정원 대리는 "다른 은행보다 수수료 등이 비쌀 수 있지만 손님이 원하는 일을 책임감 있게 해결해 신뢰를 얻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했다. 나리싸라 유디 대리는 "갑자기 고국으로 돌아간 사람이 돈을 인출하지 못한 적이 있었는데 그 문제를 해결해주니 한국의 태국 커뮤니티에 입소문이 났더라"며 "끝까지 책임지는 자세가 신뢰를 준 것 같다"고 밝혔다.

KEB하나은행에서 근무하는 외국인 은행원은 업종을 바꿔 이직할 수는 있어도 다른 은행으로 옮기기는 어렵다. KEB하나은행이 가장 좋다고 해놓고 다른 은행으로 옮겨 그 은행이 좋다고 말하면 은행원으로서 신뢰를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아르씨에 과장은 "'KEB하나은행은 친구야'라는 마케팅을 펼친다"며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사후관리를 철저히 해 믿을 수 있는 친구 같은 존재가 되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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