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중소기업 취업했지만..결국 이직 선택

대학경제 권현수 문수빈 기자 | 2017.04.23 00:44
"모든 취준생은 양질의 일자리를 희망한다..그러나 현실은 시궁창같은 일터"(중소기업 퇴직자 김모씨의 절규)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모든 직장은 힘들다. '반퇴세대'..조금이라도 젊을 때 돈을 더 준다면 그 곳으로 이직하는 것이 현명하다"(대기업 3년차 송모 과장)

대기업 취업은 흔히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기'라고 불린다. 특히 국내외 경제 및 경기악화로 올해 상반기 채용에서 국내 대기업의 20%가 지난해보다 채용규모를 줄이거나 뽑지 않기로 결정, 대기업 취업 관문은 더 좁아질 전망이다.

전국의 대졸자가 대기업 취업을 소망하지만, 실제 취업은 상위권 대졸자 일부의 몫이다. 급여와 후생복지 등 조건이 좋은 대기업에 들어가기 위해 열을 올리지만, 학벌과 고(高)스펙에 밀리는 대다수는 연거푸 낙방하고 공무원 시험 또는 중소기업으로 발길을 돌린다.

그러나 눈높이를 낮춰 중소기업을 택한 청년들은 과도한 업무와 낮은 연봉, 처우에 대한 불만 등의 이유로 1년도 채 되지 않아 퇴사하거나 이직을 꿈꾸는 경우가 허다하다.

광고 업계에서 종사하는 이모(26·여)씨는 지난해 대기업 상반기 채용에서 연거푸 탈락의 고배를 마치고 그해 7월 작은 회사에 취직했다. 아직 입사한지 1년이 채 안 됐지만, 잦은 야근과 낮은 급여로 현재 이직을 고민 중이다.

이 씨는 "작은 회사부터 경력을 쌓겠단 마음으로 취업했지만, 중소기업의 한계를 체감한다"며 "일주일의 사흘, 야근은 기본이고 매일 잔업에 시달린다. 처우수당도 받지 못해 열정페이의 의미를 새삼 깨닫는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170만 원의 월급으로는 미래를 위한 저축은 뒷전이고 생활비와 학자금 대출을 갚고 나면 잔고가 늘 바닥이다"이라며 "매일 출근하면 몰래 이직을 위한 준비가 회사업무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취업포털 잡코리아 통계를 보면 지난해 국내 중소기업 평균 퇴사율은 30%에 달한다. 이는 국내 중소기업 인사담당자 811명에게 지난 2016년 평균 직원 퇴사율에 대해 조사한 결과로, 직원 10명 중 3명(30.7%)이 퇴사한 셈이다

퇴사가 가장 많았던 직무는(복수응답) '영업직'으로 응답률 37.9%를 차지했으며, 이어 생산·현장직(34.8%)이었다. 퇴사 이유(복수응답)는 '업무에 대한 불만'(47.2%)이 1위, 연봉에 대한 불만(40%)이 2위였다.

특히 중소기업에서 경력을 쌓아도 대기업으로 이직하는 기회가 드물다. 결국 중소기업을 돌며 쳇바퀴 돌듯 악순환이 반복된다.

건축업계 3년차 최모(31)씨는 "건축분야 작은 사무소에서 1년, 규모가 있는 동종 업계에서 2년을 일했는데 업무보다는 상사의 잦은 모욕때문에 정신적으로 힘들었다"며 "대기업으로 이직은 불가능하고, 비슷한 규모의 회사로 이직했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김진형 광주전남중기청장은 "중소기업에 대한 인식과 조기 퇴직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회사와 구직자 양쪽의 노력이 필요하다"며 "구직자의 경우 다양한 업무경험를 통해 자신의 역량을 높이고 장차 이 기업과 함께 성장하겠다는 의지와 도전정신을 갖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근본적으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격차, 처우 문제 개선이 시급하다"며 "정부가 나서 중소기업이 생산성 향상과 회사 성장동력을 이끌어내도록 도와 구직자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시하는 구조가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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