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 토론회에서 심 후보는 국가보안법 폐지 여부, 사드배치에 대한 전략적 모호성 등으로 문 후보를 몰아세웠다. 문 후보에게 노동에 대한 개혁의지를 지적할 때는 "민주정부 10년 동안 제정된 악법(비정규직법 등)들이 지금 장시간 저임금 노동현실을 크게 규정했다고 생각한다"며 공격했다. 문 후보가 17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통해 공개한 복지 공약도 기존에 발표한 데서 "후퇴했다"고 공세를 폈다.
문 후보와 심 후보의 거센 논쟁이 지나간 뒤 20일 SNS상에선 심 후보를 비판하는 문 후보 지지자들의 글이 쏟아졌다. 이에 '정의당'이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그로부터 12시간이 넘게 지난 뒤에도 '정의당'은 실시간 검색어 10위권을 유지했다.
정의당 홈페이지 당원게시판도 들썩였다. 한 당원은 "정치는 나만 옳다고 소리지른다고 잘 하는 게 아니다"라며 "동조적 지지자를 넓히기 위해 태도는 겸손하게 내용은 진실되게 해야 한다"며 탈당을 선언했다. 반면 또 다른 당원은 "자유토론 한 번 했다고 탈당이냐"며 "명확한 답을 하지 않는 문 후보를 질책한 것이 그리 잘못된 것이냐"고 반박하기도 했다. 홈페이지 접속이 지연될 정도였다.
항의전화도 쇄도했다. 이혁재 정의당 사무총장은 페이스북에 "문재인을 지지하는 유권자 여러분들께"라는 글로 "왜 정의당에 항의하시느냐. 민주당에 전화해서 왜 그렇게 정책적 뒷받침이 허약한지 사드 입장이 분명하지 않은지 항의하시길 바란다"고 했다. 문 후보가 대통령이 되려면 더 엄격한 검증을 받아야 하므로 심 후보의 비판을 섭섭해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그동안 충성도가 매우 높은 문재인 지지층이 외부에 배타적·공격적으로 대응해 파장을 낳곤 했다. '문자폭탄'이 대표적이다. 정의당 후폭풍도 그런 맥락으로 볼 수 있다. 가수 전인권씨를 둘러싼 논란도 화제가 됐다.
앞서 18일 전씨는 본인의 콘서트를 홍보하는 기자 간담회에서 "안철수는 스티브 잡스처럼 완벽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며 "실제로 만나본 적도 있는데 그런 사람들은 얘기가 안 통할 수는 있지만 나쁜 사람은 될 수가 없는 것 같다"며 안철수 후보에 대해 긍정적으로 말했다.
이에 일부 문 후보 지지자들이 크게 반발했다. 이들은 전씨 공연 예매를 취소하는가 하면 '적폐 가수'라고 맹비난했다. 그러자 전씨는 안철수 지지 선언을 하기에 이르렀다. 안 후보가 TV토론에서 이런 과정을 문 후보에게 지적하기도 했다.
문 후보는 20일 페이스북을 통해 "그(전인권)의 지지여부와 관계없이 그를 가수로서 좋아하고 그때도 지금도 앞으로도, 우리 국민과 정권교체를 위해 기꺼이 애국가를 불러주는 가수라고 믿습니다"라는 내용의 글을 남겼다.
[저작권자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