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스냅챗 폭풍성장에 '흠칫'…AR로 '전면전'(종합)

머니투데이 이해인 기자, 이하늘 기자 | 2017.04.19 15:00

오픈 플랫폼으로 페이스북 AR 생태계 구축…경쟁사 견제·매출 증가 '두 마리 토끼'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최고경영자)가 18일(현지시간) 미국 새너제이에 위치한 맥에너리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페이스북 개발자대회 F8 기조연설에서 AR(증강현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페이스북이 VR(가상현실)에 이어 AR(증강현실)를 미래 핵심 키워드로 꼽았다. AR 카메라 혹은 AR 안경으로 모든 디지털 현실을 담아내는 서비스를 구현하겠다는 구상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스냅챗(스냅)과 스노우의 폭풍 성장세에 위기감을 느낀 페이스북이 AR 기술로 정면 승부수를 띄운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18일(현지시간) 미국 새너제이 맥에너리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 ‘F8’ 기조연설에서 “AR는 우리가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방식을 바꿀 것”이라며 ‘AR 카메라 효과 플랫폼을’ 선보였다. 카메라 효과 플랫폼은 외부 개발자들이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응용 프로그램에서 카메라 기능을 통해 다양한 AR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도록 해주는 오픈 플랫폼. 가령, 카메라가 사람의 움직임을 계산해 실시간 영상 속 얼굴에 다양한 마스크를 씌우거나 주변 환경에 따라 애니메이션 효과 등을 연출할 수 있다. 이 날 기조연설에서는 식당 간판에 카메라를 갖다 대면 가격 및 지인들의 평점을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도 시연됐다. 저커버그는 “카메라 효과 플랫폼에서 수많은 서비스가 새롭게 나올 것”이라며 “VR과 AR 기술은 모바일 커뮤니케이션의 새 방식이 될 것이며 개방형 플랫폼 전략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앞당기겠다”고 말했다. 이외에 서로 다른 장소에 있는 친구들과 가상현실을 즐길 수 있는 VR 커뮤니티 ‘페이스북 스페이스’, 전세계 1억4000만 장소 관련 데이터를 무료 제공하는 ‘플레이스 그래프’ 등도 내놨지만, 저커버그 CEO는 이날 자신의 발표 시간의 절반 이상을 AR에 할애하는 등 향후 페이스북 사업의 중심에 AR가 있음을 시사했다.저커버그는 AR 안경 개발 계획을 공개하며 5년 이후에는 앱만 깔면 TV 콘텐츠를 볼 수 있는 시대가 열릴 것으로 봤다.

페이스북이 AR 플랫폼 사업 전면에 나서는 것을 두고 관련 업계는 페이스북이 스냅챗과 스노우 등 AR 기반 신생 SNS를 견제하기 위한 포석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페이스북이 주도하던 SNS 시장은 신흥 강자인 스냅챗의 등장으로 들썩이고 있다. 스냅챗은 이미지나 동영상을 공유하는 서비스다. 메시지 확인 후 10초 내에 사라지는 기능으로 10대와 20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며 폭풍 성장, 지난달 뉴욕 증시에 이름을 올렸다. 창업 5년 만이다.


페이스북은 연매출만 40조원에 달하지만 스냅챗의 성장세에 적잖은 위기감을 느껴왔다. 스냅챗과 같은 신형 SNS의 등장으로 ‘올드 미디어’가 될 수 있다는 것. 멀지 않은 시일에 10대와 20대에게 인기를 끄는 스냅챗이 30대와 40대, 50대가 주축인 페이스북을 추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사실 페이스북은 스냅챗은 물론 네이버의 동영상 채팅 앱 ‘스노우’에 인수를 제안했지만 번번이 거절당했다. 이후 얼굴인식 스타트업 ‘파시오 매트릭스’를 인수, 스냅챗 스토리즈와 스노우 스티커 등 경쟁사들의 핵심 기능을 자사의 서비스에 접목해 ‘스냅챗 카피캣’이라는 논란까지 일었다.

지난 1분기 실적을 보면 페이스북이 위기와 도전의 갈림길에 서 있다는 점을 엿볼 수 있다. SNS 기업의 성장 척도가 되는 MAU(월간실사용자수)는 증가세지만 1인당 매출 증가율이 29%로 전 분기 대비 6%p 감소했다. 주요 수입원이 광고라는 점을 고려하면 페이스북에 대한 광고주들의 주목도가 줄어들고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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