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4차 산업혁명 관전법'

머니투데이 유채곤 대덕대학교 방공유도무기과 교수 | 2017.04.11 14:18
우주의 만상은 대칭으로 이루어져 있다. 낮과 밤, 작용과 반작용, 원심력과 구심력 등 대칭의 힘이 우주를 이룬다. 정(正)이 있으면 언제나 반(反)이 함께한다. 사람들 간의 관계도 마찬가지이다. 내가 옳다고 느껴져도 내 방식을 싫어하는 사람이 존재한다. 도무지 가까이 해주기 어려울 듯한 사람도 좋아해주는 친구가 있다. 그래서 세상은 돌아간다.

'4차 산업혁명'이 화두가 된 지 오래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인공지능이 우리의 삶을 편리하게 해줄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기계가 사람의 역할을 대체하게 되면서 미래에 사라질 직업군에 대한 걱정도 많아지고 있다. 이미 알파고를 통해 잘 알려진 인공지능의 능력은 가히 '위협적'이다.

자동번역, 무인자동차, 인공지능 작곡, 심지어 계산원이 필요 없는 대형마트의 출현은 당연히 관련된 직업군의 위기감을 자극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한편 문명의 발전은 항상 또 다른 대칭을 낳아온 것을 생각해보자. 건전지를 사용하는 쿼츠 시계는 1960년대 후반에 실용화되면서 스위스의 많은 기계식(태엽식) 시계 업체들을 위기에 빠뜨렸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른 지금 고가 손목시계의 대부분은 기계식 시계라는 점은 흥미롭다. 더구나 기계식 시계는 쿼츠 방식에 비해 정밀도가 낮은 편인데도 말이다.


과거 컴퓨터가 실용화된 이래로 휴대용 저장장치의 용량이 커지고, 스마트기기가 보급될 때마다 '종이 없는(Paperless) 미래'에 대한 많은 예측들이 등장했었다. 하지만 과거에는 인쇄소에서나 가능하던 종이인쇄가 지금은 가정이나 사무실에서도 쉽게 이루어지니 종이의 소비는 오히려 늘어난 결과를 볼 수 있다.

이론상으로는 가장 똑똑한 인공지능 교사만 한 명 있으면 세상의 모든 교사가 필요 하지 않을 듯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교사의 관심과 사랑으로 학생들에게 꿈을 부여하거나 인성을 교육하는 일은 인공지능으로는 어려운 일이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사람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사람에게 관심을 받고 싶은 사회적 기본 욕구가 인공지능이 관심을 보여준다고 해서 채워지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희망과 우려가 교차되는 '4차 산업혁명'의 태동기이다. 인공지능 분야의 전문가들이 희망차게 제시하는 미래에 대한 청사진과 더불어 이에 대한 일반인들의 걱정과 스트레스 또한 공존하고 있다. 기술이 발전해도 우리가 사는 세상의 대칭성은 또 다른 귀중한 역할을 사람에게 부여하게 될 것이다. 아무리 빠른 자동차가 출현해도 다음 올림픽의 육상 종목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지금은 '4차 산업혁명'의 발전을 즐겁게 관전하며 또 다른 가치를 찾아볼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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