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K-Pop을 넘어, 다양한 매력의 음악을 꿈꾸다

머니투데이 김형석 작곡가겸프로듀서,키위미디어그룹회장 | 2017.04.14 06:41
케이팝(K-Pop)은 더 이상 낯선 단어가 아니다. 중국, 일본, 동남아는 물론 유럽과 중남미에서도 많은 팬이 케이팝 팬클럽을 만들고 다양한 온라인채널을 통해 서로 소통하며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케이콘(K-CON)과 같은 브랜드 공연이 열리면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를 보기 위해 입장을 기다리며 길게 장사진을 이루는 팬클럽의 모습은 국내 여느 콘서트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게다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케이팝 스타와 팬들의 물리적인 거리를 줄이며 같은 공간과 시간으로 이어준다.

케이팝은 한국이라는 나라의 음악을 일컫기도 하지만 세계에서 독특한 하나의 음악 장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케이팝은 한류(韓流)의 시작이었지만 이제는 단순히 문화를 이끄는 것을 넘어 사람들의 패션과 미용, 생활방식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한 산업적인 측면에서 보면 케이팝의 독자적인 콘텐츠 제작방식과 혁신적인 마케팅은 국내는 물론 아시아 음악 전반의 스펙트럼을 넓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케이팝의 영광이 쉽게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우리 음악 시장은 어려운 국내 환경에서도 여러 제작자의 열정, 미래를 향한 연구와 투자, 전문화를 위한 피나는 노력 등을 통해 성장할 수 있었다. 미래의 케이팝은 이러한 성장을 바탕으로 하나의 장르를 넘어 다양한 장르와 결합해 계속 변신해 나갈 것이다.

케이팝의 세계적인 인기와 열기를 계속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먼저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더욱 섬세한 소셜마케팅 기술이 필요하다. 또 음악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포맷을 개발하고 언어의 장벽과 지역성을 뛰어넘는 킬러 콘텐츠를 창출해야 한다.

아울러 인공지능, 로봇 등과 같은 4차 산업혁명 기술과 접목한 콘텐츠와 서비스도 개발해야 한다. 특히 무엇보다 아티스트가 팬과 보다 밀접하게 접촉하고 소통할 수 있는 감성적인 전략이 뒷받침돼야 한다.

대중음악은 문화라는 프리즘을 통해 바라봐야 하고, 다양성에 그 뿌리를 두어야 한다. 케이팝과 아이돌 음악으로 대변되는 우리 대중음악이 재즈, 힙합, 록 등 여러 장르로 이루어지고 폭넓게 향유되는 것은 단순히 취향의 문제가 아니다.

음악 산업이라는 생태계 안에서 다양한 장르의 음악들이 끊임없이 만들어지고 공정하게 유통되며, 골고루 향유된다면 우리 대중음악은 한층 풍요로워질 것이다. 그리고 이는 다시 한류라는 커다란 문화적 흐름에 킬러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원천소스가 될 것이다.


케이팝이 대형 기획사의 작품인 데 비해 재즈, 록 등은 인디레이블이 기여한 바가 크다. 그러나 인디레이블은 어려운 재정상황과 녹록지 않은 시장 환경 때문에 점점 설 곳을 잃고 있다. 홍대 인근 클럽들조차도 젠트리피케이션(중산층 이상의 계층에 의해 저소득층이 밀려나는 현상)에 의해 문을 닫는 실정이다.

따라서 대중음악이 다양한 장르를 바탕으로 마르지 않는 원천을 유지하려면 인디레이블이 보다 자유롭게 창작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좀 더 세심한 지원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최근 시장에선 플랫폼이나 정보통신기술(ICT)을 콘텐츠 자체로 인지하고 그 활용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그 시대의 문화적 감성과 시대상이 투영된 음악콘텐츠를 기술이나 플랫폼 중심 시각으로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

대중음악은 그 시대의 온전한 문화가 반영된 거울이자 문화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감수성과 이야기, 시대상이 반영된 문화적 결과물이 바로 우리가 사랑하는 대중음악이다.

이제 대중음악을 케이팝과 아이돌 음악만으로 규정하고 싶지 않다. 인디음악, 힙합, 록, 재즈와 같은 음악들이 만들어지고 향유되며 문화적 다양성 안에서 숨 쉴 수 있도록 제도적이고 재정적인 지원과 배려가 계속돼야 할 것이다.

이를 토대로 케이팝은 아이돌 음악이 아니라, 국가와 기술의 경계를 넘어 아시아 팝, 글로벌 팝으로 전 세계인이 즐기는 또 하나의 보편적인 문화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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