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은 실패였다. 하루 1분은 매우 짧은 시간이다. 나의 하루 24시간은 도무지 뭘 하고 지냈는지도 모를 1분들로 가득 차 있다. 그 수많은 1분 중 단 하나의 1분을 잠들기 전 플랭크에 쓰지 못한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 물론 이유는 많았다. 술을 마셔서(술과 운동 모두 간을 일하게 한다. 음주 운동은 간에 치명적이다), 귀찮은데 내일 하면 될 거 같아서, 누워 쉬면서 스마트폰을 보다 보니 일어나기 싫어서 등등.
하루 1분 플랭크에 불과하지만 그 플랭크를 빠지지 않고 계속하기 위해선 수많은 변화가 필요했다. 술을 끊거나 줄여야 하고 귀차니즘을 극복해야 하고 잠들기 전 스마트폰을 서핑하는 버릇을 버려야 한다. 하루 1분 플랭크라는 좋은 습관 하나 몸에 길들이기가 이처럼 어렵다. 그러니 자제력 없는 질풍노도의 사춘기 아들이 날라리 생활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도 이해 못할 일은 아니다.
미국의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기업가인 팀 페리스는 다양한 분야에서 정상에 오른 인물들을 만나 성공의 비결을 정리해 ‘타이탄의 도구들’이란 책으로 펴냈다. 이 책을 보면 성공의 비결에 거창한 것은 없다. 정말 사소한 한 가지 습관에서 성공은 시작됐다. 싱크대의 화강암 상판을 만들던 노동자에서 사업가로 변신해 큰 성공을 거둔 셰이 칼은 이를 "인생의 비밀은 클리셰에 있다"는 말로 표현했다.
클리셰(cliche)란 상투적인 생각이나 문구를 말한다. 너무 평범해서 진부하지만 결코 실천하기는 쉽지 않은 생각이나 말을 뜻한다. 예를 들어 “꼭꼭 씹어 먹어라”라든가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라” 같은, 할머니나 부모님의 잔소리 같은 말이다. 칼은 책에서 “나는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클리셰의 힘에 새롭게 주목했고 그게 성공비결의 전부”라고 말했다.
알코올 중독자였던 칼은 클리셰의 힘으로 술을 끊었다. 술을 끊을 때 그가 붙잡았던 클리셰는 할아버지가 해줬던 말 “다른 방법이 없을 때는 그냥 열심히 하라”는 것이었다. 칼은 어떻게 해야 술을 끊을 수 있는지 알 수 없어 ‘그냥 열심히’ 술을 마시지 않았다. 그는 이렇게 너무나 진부해져 시시하게 느껴지는 클리셰를 하나씩 붙잡고 자신을 변화시켜 나갔다.
책에는 클리셰의 힘을 보여주는 매트 뮬렌웨그의 사례도 있다. 뮬렌웨그는 전세계 인터넷 사이트 중 25%가 사용하는 콘텐츠관리시스템 워드프레스를 개발한 사람이다. 그는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습관으로 매일 잠들기 전에 하는 팔굽혀펴기 1회를 꼽았다. “아무리 늦게까지 일했더라도, 세상이 아무리 어수선하다 해도 팔굽혀펴기 한 번도 못할 만큼 힘들기는 불가능하다. 목표와 계획을 세울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변명의 여지를 없애는 것이다. 그래야 달성할 수 있다. 일단 쉽게 습관이 들게 하는 것이 핵심이다.”
매일 꾸준하게 운동하라는 것은 누구나 아는 클리셰다. 뮬렌웨그는 아주 사소한 운동, 팔굽혀펴기 한 번이라도 매일 꾸준하게 해서 클리셰를 습관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지적한다. 일단 습관이 되면 횟수와 양을 늘려가도 어렵지 않다. 잔소리라고 흘려 들었던 말 속에 진리가 있다. 이 진리를 우습게 여기지 말고 한 번 실천해 본 뒤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살펴보라.
물론 시시한 클리셰라도 지키기는 정말 어렵다. 음식을 꼭꼭 씹어 먹으라고 하지만 시간에 쫓기는 바쁜 생활 속에 30번씩 꼭꼭 씹은 뒤 음식을 삼키기는 정말 속 터져 못할 노릇이다. 빈둥거리며 스마트폰 서핑을 하고 싶은 욕구를 억누르기도 쉽지 않다. 극히 사소한 좋은 습관 하나조차 지키기가 정말 귀찮고 힘들 때, 이 한 가지를 생각하라. 당신이 하고 싶은 것과 반대로만 하면 성공한다.
일어나기 싫을 때 일어나고 내일로 미루고 싶을 때 당장 하고 짜증 내고 싶을 때 웃고 욕하고 싶을 때 칭찬하고 달짝지근한 것이 먹고 싶을 때 야채를 먹는다. 하고 싶은 것과 반대로 하다 보면 어느새 좋은 클리셰가 습관이 된다. 참고로 책에 따르면 칼이 최근 붙잡고 있는 클리셰는 '우리는 죽는다'다. 매 순간, 언젠가 죽는다는 생각을 떠올리며 살아가는 하루하루는 인생이 영원할 것처럼 살아가는 하루하루와 다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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