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에 발목잡힌 산은, 금감원·한은 4년만에 공동검사

머니투데이 권화순 기자 | 2017.03.30 14:56

내달 4일~26일 산업은행 경영실태평가...3조원대 손실난 대우조선 여신 집중검사할 듯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과 한국은행(이하 한은)이 KDB산업은행(이하 산은)에 대해 4년여 만에 공동검사를 실시한다. 산은은 지난해 대우조선해양 관련 지분가치 하락과 충당금 부담으로 3조원대 순손실을 기록해 이 부분이 집중 검사 대상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과 한은은 다음달 3일부터 26일까지 산은에 대한 공동검사를 진행한다. 산은이 금감원이나 한은의 검사를 받는 것은 2013년 이후 4년여 만이다. 2013년에도 양 기관이 공동으로 검사를 진행했다.

금감원은 시중은행에 대해서는 약 2년 주기로 경영실태평가를 진행하는 반면 산은 같은 국책은행은 3~4년 주기로 정기검사를 진행해 왔다. 이번 검사는 한은이 먼저 기획하자 금감원도 시기를 앞당겨 공동으로 나가기로 한 것이다. 경영실태평가 방식으로 진행되는 이번 금감원 검사에서는 △자산 건전성 △자본 건전성 △리스크 관리 △내부통제 시스템 등이 점검 대상이다.

산은은 지난해 당기순손실이 3조원으로 1998년 외환위기 이후 가장 큰 적자를 기록했다. 보유하고 있는 대우조선 지분 가치 하락과 충당금 적립으로 인한 손실액이 3조5000억원에 달하는 만큼 이 부분에 대한 집중적인 점검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산은은 대우조선에 대한 여신분류를 '정상'에서 '요주의'로 낮추면서 1조원에 가까운 충당금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신 건전성 분류는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순으로 분류되는데 요주의는 충당금을 여신 대비 7~19% 사이에서 자유롭게 쌓을 수 있다. 이번 검사 결과에 따라 산은의 대우조선 충당금 비율이 올라갈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산은은 또 이날 중순 경 대우조선에 대한 추가 지원이 합의되면 1조4500억원의 신규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 산은은 다만 지난해 막대한 적자에도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15%대로 양호한 수준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산은에 대해 수년 만에 검사가 진행되는 만큼 대우조선 여신 등에 대해 깐깐하게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며 "공교롭게 대우조선에 대한 신규자금 지원 결정 시기와 검사 시기가 겹쳐 산은에 부담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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