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홈그라운드' 충청에서 울려퍼진 "문재인, 문재인!"

머니투데이 대전=최경민 김유진 이건희 기자 | 2017.03.29 19:48

[the300]安, 낙담한 팬들에 "이 길은 죽어도 사는 길" 위로…李, 축제 분위기

문재인(왼쪽부터), 이재명, 안희정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가 29일 오후 대전시 중구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19대 대통령후보자 충청권역 선출대회'를 마친 후 인사를 하고 있다. 문 주자는 충청권 경선에서 47.8%득표해 안희정(36.7%)을 누르고 1위를 차지했다. 2017.3.29/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문재인! 문재인! 문재인!"

29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진행된 더불어민주당 제19대 대통령선거 충청지역 순회경선에서 개표 결과가 발표되자 장내의 문 후보 지지자들은 '문재인' 이름 석자를 끝없이 연호했다. 문 후보가 이날 47.8%를 득표하며 36.7%의 현역 충남도지사 안희정 후보를 압도한 결과가 공개된 직후의 일이었다.

이날 충무체육관에는 4000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운집해 경선을 지켜봤다. 그 중 절반은 안 후보 지지자들이었다. 충청 경선의 분위기를 주도한 것은 안 후보측이었지만, 이날의 주인공은 '대세론' 몰이에 나선 문 후보로 결정됐다. 문 후보는 결과가 발표된 후 밝은 표정으로 안 후보, 그리고 이재명·최성 후보와 악수를 나눴다.

문 후보는 "충청의 아주 좋은 후보가 있는데도 정권교체란 큰 대의를 위해 저를 선택해주신 것에 대해 깊이 감사말씀 을 드린다"며 "충청의 자랑스런 안희정 후보와 이재명·최성 후보와 함께 힘을 모아서 반드시 정권교체를 해내겠다"고 말했다. 이례적으로 기자석을 찾아 기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고,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를 했다.

안 후보 지지자들은 짧은 침묵에 빠졌다. 하루 종일 노란색 머플러를 두르고, 막대풍선을 흔들며 승리를 자신했던 안 후보측이었다. 안 후보의 말 한마디, 동작 하나에 환호성을 보내는 집중력을 보내왔지만 돌아온 결과는 패배였다. 기대에 못미친 개표 결과에 망연자실한 표정을 짓는 사람들도 있었다.

이에 안 후보가 직접 나섰다. 그는 지지자들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확성기를 들고 "한국의 민주주의와 정당정치가 저의 도전으로 바뀌고 있다. 이 길은 죽어도 사는 길"이라고 위로의 말을 건넸다. 안 후보는 "이 죽어도 사는 길을 저와 끝까지 가겠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지지자들은 "네"라고 답하며 환호했다.


15.8% 득표로 선전한 이재명 후보측은 축제 분위기였다. 당초 이 후보측은 충청에 큰 기대를 걸지 않았지만, 예상(15%)을 뛰어넘는 득표율에 크게 고무된 모습을 보였다. 지지자들도 서로 얼싸안고 이 후보의 이름을 외치면서 깃발을 흔들었다. 충무체육관에 가장 끝까지 남아 여운을 즐겼던 것도 이 후보측이었다.

이 후보는 "영남과 수도권에서 상당히 득표해 (문재인 후보의) 과반을 저지하고 결선투표에 갈 자신이 있다"며 "아무런 조직도, 세력도, 유산도 없이 오로지 국민의 힘으로 바닥에서부터 올라왔다. 지금 광주에서 20%, 충청에서 15%지만 영남에서 그 이상 득표할 것이고, 수도권에서도 상당한 득표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호남 경선의 경우 개표 과정에서 실망한 일부 지지자들이 당을 향해 욕설을 하기도 했지만, 이날은 보다 차분한 분위기 속에 경선이 진행됐다. 후보들도, 지지자들도 보다 '통합'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강했다.

문 후보는 정견발표를 할 때 '안희정 팬'을 고려해 "충청은 안희정이라는 걸출한 지도자를 잘 키워주셨다. 정말 감사하다"며 "나의 든든한 동지이고 우리 당의 든든한 자산"이라고 덕담을 보냈다. 박수가 흘러나왔다. 안 후보도 "문재인 후보님도 (본선에서) 이길 수 있다. 문재인 후보님 내가 좋아한다"고 말해 환호를 받았다.

이 후보는 개표가 끝난 이후 문 후보측 지지자들을 찾아 손을 흔들며 인사를 했다. '문재인 팬'들도 '이재명'을 크게 호명하며 화답했다. 구호는 특정 후보의 이름에서 '민주당'으로 변해갔다. 지난 호남 경선 당시 안 후보의 이름을 3차례 잘못 불러 야유를 받았던 홍재형 당 선관위원장 역시 이날 모두발언에서 사과의 뜻을 밝혔고, 안 후보측 지지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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