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후이산데어리 85% 주가 폭락…"경제 위기 신호탄?"

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원종태 베이징 특파원 | 2017.03.29 17:25
홍콩증시에 상장한 중국 본토 유가공업체인 후이산데어리가 지난 24일 회사 가치에 대한 논란으로 85% 폭락해 눈길을 끈다. 미국 헤지펀드는 후이산데어리의 주식 가치가 제로에 가깝다고 주장하는 반면 후이산데어리는 전혀 근거없는 주장이라고 맞서고 있다.(사진은 후이산데어리의 공장 전경)
"공매도 세력의 거짓말일까, 중국 경제의 허상일까"

지난주 금요일 주가가 85% 이상 폭락한 중국 유가공업체 후이산데어리를 놓고 진실 공방이 뜨겁다. 일부에서는 후이산데어리가 중국 경제의 채무 위기가 얼마나 심각한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한다. 하지만 정작 후이산데어리는 공매도 세력이 주가를 떨어뜨리기 위해 전혀 근거 없는 위기설을 퍼뜨리고 있다며 반박하고 있다.

29일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홍콩증시에 상장한 중국 본토 기업인 후이산데어리의 주가 폭락 사태가 중국 경제의 채무 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전했다. 후이산데어리는 지난주 금요일 미국 헤지펀드인 머디워터스가 "농장 투자비용을 과다 계상하는 방법으로 매출 자료를 허위 조작했다"고 폭로하며 주가가 85% 이상 급락했다. 머디워터스는 후이산데어리의 주식 가치가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고도 지적했다. 그러자 이날 2.81 홍콩달러로 출발한 주가는 0.42 홍콩달러로 주저 앉으며 급기야 거래가 정지됐다. 40억 달러에 달하던 시가총액도 이날 하루만에 대부분 증발했다.

하지만 후이산데어리 측은 머디워터스 주장이 "전혀 근거가 없다"며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다. 후이산데어리 양카이 회장은 특히 "공매도 세력이 주가를 떨어뜨리기 위해 가짜 뉴스로 회사를 공격했다"며 홍콩증권거래소에 주식 거래 중단을 요청했다. 양 회장은 후이산데어리 지분 73%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후이산데어리 측은 특히 1만2000명의 직원과 20만 마리의 젖소를 보유한 안정적 기업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양측의 논란은 앞으로 상당 기간 진실 공방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하지만 당장 불안해진 것은 채권단이다. 후이산데어리는 중국 시중은행들로부터 100억위안(14억5000만달러)이 넘는 자금을 빌린 것으로 알려졌다. 후이산데어리 본사가 속해 있는 랴오닝성 정부는 채권단 긴급 회의를 소집해 후이산데어리의 채무를 정상적으로 연장해주도록 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후이산데어리의 이 같은 사태는 중국 경제의 허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한다. 매출 조작 같은 논란을 떠나 후이산데어리가 채무 위기를 맞은 것은 사실이고, 지방정부가 나서서 억지로 사태를 수습하려는 모습도 중국 경제와 닮은 꼴이기 때문이다. 특히 후이산데어리처럼 잠재적 부실채권으로 이어질 수 있는 좀비 기업이 급증하는 것은 큰 문제라는 진단이다. 중국 정부는 전체 대출 중 부실 대출이 1.74%라고 공식적으로 밝히고 있지만 국제통화기금(IMF)은 드러나지 않는 부실을 감안하면 부실 대출 비율이 15%에 달한다고 분석한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계속해서 금융위기를 충분히 ‘통제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지난해 중국에서 벌어진 채무불이행(디폴트)도 61건(369억4400만위안) 정도로 많지 않은 수준이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중국 정부의 이 같은 통제가 더 큰 위기를 부를 수 있다는 관측도 들린다. 홍콩대 첸즈우 교수는 “중국이 수년간 ‘안정적인 성장’을 내세워 채무 위기가 갈수록 누적되고 있다”며 “일자리와 세금만 강조하고 부도를 용납하지 않는 경향이 만연해 있다”고 밝혔다. 일부에서는 올 가을 중국판 대선인 전당대회를 앞두고 금융위기를 드러내지 않기 위한 통제가 더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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