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S 조기상환 8조 사상최대…유럽쏠림 '주의보'

머니투데이 한은정 기자 | 2017.03.30 04:30

조기상환 자금 재투자… 2~3월 발행, 각각 7조원 이상 급증

홍콩 증시 호조로 3월 ELS(주가연계증권) 조기상환이 8조원을 넘어서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세계 증시 상승 랠리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며 조기상환 자금이 ELS로 재투자돼 발행 규모도 큰 폭으로 늘고 있다.

29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ELS 조기상환 금액은 8조601억원으로 2008년 집계 이후 월간 기준으로 가장 많았다. 지난달에도 조기상환 금액은 7조1754억원으로 역대 3번째를 기록했다.

ELS 조기상환은 최근 몇 년간 발행된 ELS 상품 상당수가 홍콩H지수(HSCEI)를 기초자산으로 하고 있는데 이 지수가 지난달 1만선을 돌파했기 때문이다. HSCEI는 2015년 5월 1만4962.74까지 급등했다가 지난해 2월 7498.71로 반토막 수준까지 떨어져 ELS 상환을 지연시켰다.

최근 HSCEI를 비롯한 세계 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가며 ELS 투자심리도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특히 조기 상환된 자금이 고스란히 ELS 재투자로 이어져 지난달과 이달 각각 7조원 이상이 발행됐다. ELS 시장 전성기였던 2015년 상반기 발행 규모 수준이다. 2015년 하반기부터 지난 1월까지는 연말 퇴직연금 수요가 몰리는 12월을 제외하면 ELS가 매달 3조~4조원 가량 발행되는데 그쳤다.

원금비보장 상품이 증가하는 것도 투자심리가 회복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전체 ELS 발행 금액 대비 원금비보장 상품 비중은 1월 79%, 2월 89%, 3월 94%로 꾸준히 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ELS 시장 회복을 반기면서도 발행규모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최근 HSCEI를 대신해 유로스톡스50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로 쏠리고 있는데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 유로스톡스50지수는 변동성이 커 상품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증권사들이 선호한다. 지난달 유로스톡스50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는 5조원 넘게 발행된 것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종전까지는 ELS 기초자산을 2개만 담는 경우가 많았다면 최근에는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기초자산을 3~4개씩 편입하는 상품이 늘고 있다는 점도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기초자산 3개 이상인 상품은 전체 발행규모의 50% 이상이고 4개인 상품도 최근 10% 내외까지 늘었다.

문제는 기초자산 3~4개의 조합은 보통 유로스톡스50, HSCEI, 코스피200, S&P500지수 4개 정도로 한정적이라는 점이다. 즉 기초자산 4개의 경우 한국, 유럽, 미국, 아시아를 기초자산 조합으로 하게 돼 전 세계 경제의 동반 상승에 배팅하는 셈으로 이 중 한 곳만 무너지더라도 투자자에게 손실 위험이 생긴다.

이중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과거 ELS 투자자들이 HSCEI 쏠림현상으로 녹인(원금손실한계선) 쇼크를 겪었던 것처럼 유로스톡스50지수로의 쏠림현상이 지속된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며 "ELS 시장 확대는 긍정적이지만 다양한 기초자산이나 확대된 상품구조가 아니라는 점에서 현재 증가 속도는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또 "최근 10년 정도를 돌이켜보면 미국 신용위기 이후 유럽, 중국 순으로 경기 우려가 나오는 등 각국이 동시에 좋았던 적은 없다"며 "3~4개 기초자산이 있는 ELS보다는 한국-미국, 한국-유럽 등 2개 자산으로 이뤄진 상품에 투자하면 위험 분산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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