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영상]"오늘 우리가 이길 것" 확신한 이재명, '호남 대전'서 2위 같은 3위

머니투데이 광주=김현아 기자, 박광범 기자, 이슈팀 서한길 기자 | 2017.03.28 19:54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의 표정은 한마디로 '자신만만'이었다. 첫 경선이자 가장 중요한 곳으로 꼽히는 호남 권역 순회투표를 앞두고 "우리가 이길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할 만큼 그의 태도는 여유롭고도 단호했다.

하지만 27일 광주여대 유니버시아드 체육관에서 치러진 호남지역 순회경선 결과 이 후보는 19.4%의 득표율로 3위에 머물렀다. 투표소, 자동응답시스템(ARS), 대의원투표 등을 종합한 결과 4만 5846표를 얻어 안희정 후보(4만 7215표, 20.0%)에 근소한 차이로 밀리고 말았다. 1위는 60.2%의 득표율을 기록한 문재인 후보에게 돌아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후보가 27일 오후 광주광역시 광산구 광주여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19대 대통령후보자 호남권역 선출대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상징색인 파란색이 아닌 자신만의 주황색 어깨띠를 두르고 행사장을 찾은 이 후보는 정견발표에서 '기득권 타파'와 '모두가 잘 사는 나라'를 강조하며 분명한 메시지를 전했다.

이 후보는 "싸우지 않으면 청산할 수 없고 청산하지 못하면 비뚤어진 나라 고칠 수 없다"며 "평생 기득권과 싸워온 이재명만이 할 수 있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또 "소수의 기득권자만이 아니라 모두 함께 잘 사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며 "모든 영역에서 차별 없고 평등한 나라를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논란을 부른 가족사에 대한 사과도 있었다. 친형이 시정에 개입하는 걸 막다 싸움이 났고, 형이 어머니를 폭행해 참을 수 없었다면서 "제가 참았어야 했다. 잘못했다. 앞으로는 하지 않겠다. 용서해 달라"며 고개를 숙였다.

연설을 마무리하면서 이 후보는 "함께 어우러져 모두가 행복하게 살아가는 대동세상의 꿈을 만들어 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역사상 최강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결과적으로 이날 호남 경선에서 이 후보는 3위에 머물렀지만 지지자들의 열정만큼은 다른 후보들의 지지자를 압도했다. 주황색 응원 티셔츠를 맞춰 입은 이 후보의 지지자들은 행사 시작부터 끝까지 목이 터져라 이 후보의 이름을 연호하며 뜨거운 응원을 보냈다.

하지만 다른 후보의 연설 도중에도 이 후보의 이름을 외치거나 야유를 보내는 과한 행동으로 인해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장면도 연출됐다.

◇다음은 이 후보의 연설문 전문.




누구도 박근혜의 탄핵을 말하지 않을 때 이재명은 앞장서서 박근혜의 탄핵을 말했습니다. 누구도 재벌 총수 구속을 말하지 않을 때 이재명은 이재용의 구속을 외쳤습니다. 지금 박근혜의 구속영장이 청구됐습니다. 아무도 박근혜의 구속을 말하지 않을 때 누가 박근혜의 구속을 외쳤습니까, 여러분. 국민의 뒤를 따르는 것이 아니라 주권자 국민의 명령을 따르는 것이 바로 정치입니다. 국민 앞에서 길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바로 정치입니다, 여러분.
존경하는 전남북도민, 광주시민 여러분. 그리고 대의원 당원 동지 여러분. 인사드립니다. 이재명입니다.

공수특전부대의 대검과 총탄에 짓밟혔던 광주 5·18이 다시 촛불로 부활했습니다. 윤상원 열사와 그의 동지들이 박근혜를 끌어내린 촛불의 뿌리입니다. 이제 미완의 광주혁명을 완성할 때입니다. 촛불로 박근혜를 탄핵한 국민의 힘으로 정권교체는 이미 기정사실입니다.

이 자리에 와 계신 문재인 후보님. 문 후보님이 후보가 되면 정권교체 됩니다, 여러분. 안희정 후보님 와 계십니다. 안 후보님이 후보가 되면 정권교체 됩니다. 최성 후보 와 계십니다. 최성 후보가 후보가 되면 정권교체 됩니다. 이재명이 후보가 되면 정권교체가 됩니다. 그러나 더 나은 정권교체, 세상이 바뀌는 정권교체가 됩니다, 여러분.

모든 이에게서 희망을 빼앗아 가버린, 이 처절한 불평등과 불공정, 반칙과 특권을 없애라. 1%만 잘 사는 나라가 아니라 99%가 함께 잘 사는 나라를 만들어라. 평화로운 자주 독립의 나라를 만들어라. 국민들은 이렇게 명령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

부패한 기득권을 혁파하고 국민에게 희망을 만들어줘야 합니다. 싸우지 않으면 청산할 수 없고 청산하지 못하면 비뚤어진 나라 고칠 수 없습니다. 기득권에 둘러싸이거나 기득권과 손을 잡고서는 새로운 나라 만들 수 없습니다, 여러분.

일체의 기득권으로부터 자유롭고 공정한 나라 만들려고 평생 기득권과 싸워온 이재명만이 할 수 있다고 자부합니다. 이재명은 물려받은 유산도 세력도 없는 흙수저입니다. 그러나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끊임없이 한계를 극복해 왔고 성남시장이라는 작은 권력으로 온 국민이 만족해 할만한 성남을 만들었습니다. 대통령의 권한을 부여해 주면 사상 최강의 온 국민이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여러분.

대의원 당원동지 여러분. 이재명이 인물은 되고 실력은 있는데 세력이 없어서 짠하십니까. 걱정마십시오. 지금 우리는 거대 정치세력 민주당의 대표를 뽑는 것이지 세력이 많은 사람을 뽑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능력과 실력을 갖춘 인물입니다, 여러분.


저를 민주당의 후보로 만들어 주시면 당당하고 평화로운 자주독립의 나라를, 평등과 자유, 인권 복지가 넘쳐나는 진정한 민주공화국을 만들어 돌려드리겠습니다, 여러분.

저는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13살부터 어머니 손을 잡고 공장에 다녔던 소년노동자 출신입니다. 공장에서는 군복을 입은 관리자에게 끊임없이 구타당했고, 화공약품에 후각을 상실했고, 프레스에 팔을 다쳐서 팔이 이렇게 휘어 있습니다. 산재사고를 당하고도 한 손을 가지고 일했습니다. 잿빛 작업복을 입고 공장에 가는 길에 교복을 입고 학교를 가는 내 또래들이 그렇게 부러웠습니다. 그래서 대학 입학 때는 아무도 입지 않는 대학 교복을 맞춰 입고 어머니와 함께 대학 입학식을 갔습니다.

27일 오후 광주광역시 광산구 광주여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19대 대통령후보자 호남권역 선출대회에서 이재명 경선후보의 지지자들이 피켓을 들고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고 있다.

이제는 거동조차 제대로 못하시는 제 어머니. 생각하면 가슴 아픕니다. 화전민 집안 시집 와서 화장실을 지키면서 우리 7남매를 키웠습니다. 마음의
병을 앓고 계시는 우리 형님께서 시정에 개입할 때 그걸 막다가 우리 집안에 싸움이 났습니다. 형님이 어머니에게 욕을 하고 패륜을 하고 어머니를
폭행했습니다. 병원에 가신 어머니를 보고 제가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어머님 때문에 제가 형님과 싸웠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또 녹음되어서 온 국민이 들었습니다. 제가 참았어야 했습니다. 잘못했습니다. 앞으로는 하지 않겠습니다. 용서해 주십시오.

국민 여러분, 제 어릴 적 상흔들이 제 몸 곳곳에 남아있습니다. 그러나 그 아픈 기억과 상흔들은 이제 곰삭아서 기득권에 저항하고 공정한 나라를 만드는 투지와 용기의 원천이 됐습니다. 저는 전두환에 속아 광주항쟁을 폭도로 알았던 사람입니다. 광주 때문에 저는 제 인생을 바꿨습니다. 개인적 영달의 길을 접고 인권변호사의 길로 들어갔고 개인적 희생을 무릅쓰고 이 나라의 기득권자들과 싸웠고 공정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싸웠습니다. 군사정권의 주구(=앞잡이)가 될 수 없어서 판검사를 거부하고 인권변호사가 되었고, 기득권과 싸우다가 누가 말하는 전과자가 됐습니다.

그러나 저는 앞으로도 계속 싸울 것입니다. 광주는 그래서 저의 사회적 어머니입니다. 제가 제2의 광주학살, 세월호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이유입니다. 이제 우리는 대전환의 분기점에 서 있습니다. 많은 시민혁명들이 있었지만 그간 70년 동안 우리는 기득권자들이 새로운 얼굴로 끊임없이 기득권의 자리에 복귀하는 것을 눈 뜨고 지켜봐 왔습니다. 4·19 후에는 박정희가, 5·18 후에는 전두환이, 87 항쟁 뒤에는 노태우가 되돌아 왔습니다.

이제 다시 이런 역사를 반복해서는 안 됩니다. 이번 촛불혁명이 기득권자들의 교체, 대통령만의 교체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삶을 바꾸는, 세상을 바꾸는 진짜 교체, 진정한 혁명의 완성이 되어야 합니다, 여러분.

여러분께 묻고 싶습니다. 한 달에 200만원을 못 받는 노동자들이 900만이 넘는 나라, 절망한 청년들이 헬조선을 외치며 대한민국 탈출을 꿈꾸고, 출산까지 거부하는 이런 나라. 이제 끝내야 되지 않겠습니까. 10%가 소득의 절반을 차지하고, 50%의 국민들이 겨우 5%를 나눠갖기 위해서 아등바등해야 하는 나라, 이 불평등한 나라. 이제는 끝내야 하지 않습니까, 여러분.

노력해도 잘 살 수 없고, 노력할 기회조차도 사라져버린 이 불평등한 나라, 매년 1만8000명이 자살하는 이 비정상의 나라, 우리가 이겨내야 하지 않겠습니까. 돈과 권력이 있으면 죄를 지어도 떵떵거리고 사는 나라, 정치권력과 재벌이 손잡고 국민의 등을 쳐 먹어도 안전한 나라, 전직 대통령이라는 이유로 사람을 죽이고 뇌물을 받고 중범죄를 저질러도 제대로 처벌받지 않는 나라. 이런 나라, 우리가 고쳐야 하지 않습니까, 여러분.

소수의 기득권자만이 아니라 모두 함께 잘 사는 나라를 만들어야 합니다. 상속이 대세가 아니라 공정한 기회가 보장되는 나라, 특권과 반칙 대신 공정한 기회가 보장되는 나라, 일한 만큼 기여한 만큼의 정당한 몫이 보장되는 나라, 따돌림과 차별이 없는 따뜻한 나라, 대통령도 재벌총수도 지은 죄만큼 처벌 받는 법 앞에 평등한 나라. 우리가 만들어 내야 합니다.

재벌과 중소기업이 상생하고, 노동자와 농민, 자영업자도 함께 잘 사는 나라, 생명이 존중받고 안전한 나라, 모든 영역에서 차별 없는 평등한 나라.
이재명이 만들고 싶습니다, 여러분.

국익을 위해 미국에도 과감하게 'NO'라고 말할 수 있는 나라, 한반도와 평화롭게 함께 통일을 향해 가는 나라. 그런 나라 만들고 싶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후보가 27일 오후 광주광역시 광산구 광주여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19대 대통령후보자 호남권역 선출대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한반도의 긴 역사. 멀게는 동학혁명에서 가깝게는 2002년 민주당 경선에까지 호남은 언제나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왔습니다. 호남은 통념과 대세를 뒤엎고 역사의 물줄기를 바꿔내는 능력을 가진, 이 나라의 핵심 중의 핵심입니다.

이재명은 모두가 유리한 길을 골라 갈 때 유불리를 계산하지 않고 오로지 바른 길을 걸어왔습니다. 옳은 길이기에 표 떨어지는 줄 알면서도 사드를
반대했고, 노동 존중, 재벌개혁, 재벌증세를 말했고, 이재용 박근혜의 구속과 사면 금지를 말했습니다. 죽는 줄 알면서도 종북몰이 정면돌파 했습니다.

2002년 노무현이 호남의 선택을 받아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됐고 역사가 바뀌었습니다. 여러분이 이재명을 선택해 주시면 김구 선생이 못다 이룬
자주독립의 꿈을, 김대중 대통령이 못다 한 평화통일의 꿈을, 노무현 대통령이 못다 이룬 반칙과 특권 없는 세상의 꿈을. 그리고 우리 모두의 꿈. 함께 어우러져 모두가 행복하게 살아가는 대동세상의 꿈을 저 이재명이 여러분께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역사상 최강의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베스트 클릭

  1. 1 조국 "이재명과 연태고량주 마셨다"…고가 술 논란에 직접 해명
  2. 2 "싸게 내놔도 찬밥신세" 빌라 집주인들 곡소리…전세비율 '역대 최저'
  3. 3 한국은 2000만원인데…"네? 400만원이요?" 폭풍성장한 중국 로봇산업[차이나는 중국]
  4. 4 "거긴 아무도 안 사는데요?"…방치한 시골 주택 탓에 2억 '세금폭탄'[TheTax]
  5. 5 남친이 머리채 잡고 때리자…"너도 아파봐" 흉기로 반격한 여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