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원수 사이도 아니고 극심한 원한이 있는 관계를 가리켜 우리는 이 표현을 쓰는데요. 말이 좀 어렵다 보니 간혹 천천지원수(×)처럼 잘못 쓰기도 합니다. '철천지원수'란 무슨 뜻일까요?
철천(徹天)이란 직역을 한다면 하늘을 관통하다, 꿰뚫다 정도의 뜻이 됩니다. 하늘까지 닿을 만큼 한이 크다는 거겠지요. 철천지원수를 부드럽게 설명하면 '하늘에 사무치도록 한이 맺히게 한 원수'(표준국어대사전)가 됩니다. '뼈에 사무치는 원한' 같은 표현도 많이 쓰지요.
흔히 쓰는 낱말 중 '철야'(철야 작업 등처럼 쓰임)에도 같은 뜻의 '철'이 들어있습니다. 말 그대로 풀자면 '밤을 관통하다'가 되지만 부드럽게 설명하면 '(어떤 일을 하느라) 밤을 새우는 것'이 됩니다. 밤샘이라고 하면 좀 더 쉬운 말이 됩니다.
역시 같은 '철'을 쓰는 관철하다는 어려움을 '뚫고' 목적을 이룬다는 뜻입니다. 철저하다는 건 바닥까지 속속들이 '꿰뚫어' 빈틈없다는 말이고, 냉철하다는 생각이 차갑도록 침착하고 철저하다는 말입니다. 철두철미는 머리부터 꼬리까지(처음부터 끝까지) 철저한 것을 뜻합니다.
마무리 문제입니다. 박 전 대통령의 파면 이후 지난 13일 청와대 참모진이 사표를 냈는데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모두 '반려'했습니다. 이 말의 '반'과 같은 뜻이 아닌 낱말은 무엇일까요?
1. 반환 2. 반품 3. 반환점 4. 반찬
반려란 되돌려 보낸다는 말입니다. 1번의 반환과 같은 뜻입니다만 유독 서류와 관련된 말에는 좀 더 어려운 반려를 쓰고 있습니다. 여기서 '반'은 물론 되돌린다는 뜻입니다. 반품은 물건을 되돌린다는 것, 반환점은 되돌아가는 지점을 말합니다.
반찬의 '반'은 밥을 뜻하지요.
[저작권자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