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면 꼭 통장을 합쳐야 되나요?"

머니투데이 박은수 기자 | 2017.03.29 06:40

[e런 세상] 통장 합치기, 각자 관리, 갹출 등 다양…어쨌든 결론은 '돈 모으기'

편집자주 | 일상 속에서 찾아내는 정보와 감동을 재밌게 풀어내는 코너입니다. 좁게는 나의 이야기로부터 가족, 이웃의 이야기까지 함께 웃고 울고 공감할 수 있는 시간이 됐으면 합니다.

"결혼하면 꼭 통장을 합쳐야 되나요?", "남편이 월급공개를 안해요", "결혼 후 통장 합쳤나요? 관리는 누가 하나요?"

결혼을 앞뒀거나 이미 부부가 된 사이라도 '돈 문제' 앞에서는 적과 아군이 따로 없습니다. 혹자는 결혼 후엔 당연히 통장을 합쳐야 돈을 모을 수 있다 말하고, 다른 쪽에서는 내가 번 돈이니 따로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엔 이같은 문제를 호소하는 사연이 화제가 됐습니다. 사연은 이렇습니다.

"저는 15년차 맞벌이 부부의 아내입니다. 결혼 후 15년동안 통장관리는 쭉 제가 해왔는데, 얼마 전 남편이 그동안 이것밖에 못 모았냐면서 난리를 치는 겁니다. 먹고 싶은 것도, 입고 싶은 것도 제대로 못사고 나름 아낀다고 살아왔는데 남편의 행동을 보고 어찌가 화가 나는지. '이제부턴 네가 관리해!'라고 말하며 통장을 던지고 나왔습니다."

순식간에 달린 댓글 반응은 뜨거웠습니다.

"돈 관리하기 얼마나 힘든데 직접 해봐야 안다", "아내도 일을 한다는데 너무 하는거 아니냐", "요즘 물가에 웬만한 직장인들은 돈 모으기 힘들다" 등 네티즌들은 아내의 입장에 공감했습니다.

반면 남편을 두둔하는 댓글도 눈에 띕니다. "돈 버는 일이 얼마나 힘든데, 통장 잔고에 얼마 남지 않았을때의 남편의 입장도 이해간다", "솔까(솔직히말해서) 남자보다 여자가 돈을 더 많이 쓰지 않냐", "그래서 통장은 각자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댓글 중 여자가 남자보다 돈을 더 쓴다는 인식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여성가족부의 '2016년 양성평등 실태조사'를 보면 남편은 월 평균 42만5600원을, 아내는 30만3700원을 쓰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사진=픽사베이 제공
이 사연에 문득 주변의 맞벌이 부부들은 돈 관리를 어떻게 할까 궁금해졌습니다. 회사 선후배, 동창 등에게 물어본 결과 지인들의 통장 관리법은 총 3가지로 분류할 수 있었습니다.

첫째, 어느 한쪽이 관리한다. 아내든 남편이든 상관없습니다. 각자 월급을 받으면 어느 한쪽에 몰아줍니다. 개중에는 공인인증서까지 통째로 맡기는 배포 큰 배우자도 있었습니다. (외벌이인 경우도 여기에 포함됩니다.)


둘째, 일단 월급을 합친 후에 생활비를 뗀 나머지 돈을 절반으로 나눈다. 이 경우 한 사람당 받는 돈은 100만원일 수도 있고 200만원일 수도 있습니다. 그 돈으로 저축을 하든, 적자가 나든 각자의 몫인거죠. 물론 노후도 각자 책임입니다. 이들에겐 '나이 들어 서로에게 기대지 않기'가 덕목입니다. 부부지만 외식 후 "오늘 밥값은 내가 낼게", "커피는 내가 살게"란 대화가 자연스럽게 오고 갑니다.

셋째, 공동의 통장을 만들고 똑같은 액수를 이체시킨다. 저축, 대출, 생활비 명목으로 각자 일정금액을 떼어내 공동통장에 넣는 방식입니다. 이를 제외한 나머지 돈은 각자의 용돈이 되는 셈이죠. 이런 경우엔 상대방의 월급을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진=픽사베이 제공
그렇다면 위 3가지 사례 중 전문가들은 어떤 방법을 추천할까요? 정답은 '통장 합치기' 후 1명이 관리하는 것입니다. 두 주머니를 합쳐야 저축액이 커지고 목돈을 빨리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두 주머니에서 나가는 것보다 한 주머니에서 나가는 것이 합리적인 지출과 가계 설계를 하는데 효율적이겠죠.

각자 관리의 장점도 있습니다. 각자 배우자의 눈치를 보지 않고 쇼핑이나 취미생활에 돈을 쓸 수 있습니다. '효도는 셀프'라는 요즘 트렌드답게 부모님께 용돈도 마음대로 드릴 수 있고요. 비상금을 안만들어도 되니 혹여나 들킬까 조마조마할 필요도 없습니다.

물론 정답은 없습니다. 각자의 생활 수준에, 경제 철학에 맞게 둘 사이에 원만한 합의만 이뤄지면 끝입니다. 하지만 어느 한쪽이 납득하지 못한다면 그때부터 분쟁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우리나라 부부의 이혼사유 중 성격차이 다음으로 경제문제가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을 보면 돈이라는 것이 얼마나 민감한 사안인지 알 수 있습니다.

금수저가 아니면 하루 벌어 하루 살기도 힘든 이 시대, 그래도 '티끌모아 태산'이라는 말처럼 개미처럼 일하다 보면 언젠가는 부자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잃지 말아야겠죠. 오늘도 묵묵히 일하는 당신에게 힘을, 파이팅!!!

베스트 클릭

  1. 1 "번개탄 검색"…'선우은숙과 이혼' 유영재, 정신병원 긴급 입원
  2. 2 유영재 정신병원 입원에 선우은숙 '황당'…"법적 절차 그대로 진행"
  3. 3 '개저씨' 취급 방시혁 덕에... 민희진 최소 700억 돈방석
  4. 4 조국 "이재명과 연태고량주 마셨다"…고가 술 논란에 직접 해명
  5. 5 "40억→135억 됐다"…김수현 3채 보유한 이 아파트, 어디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