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하락세에 재고평가손실 우려↑ 정유업계 정제마진으로 '방어'

머니투데이 남형도 기자 | 2017.03.28 16:34

한 달새 국제유가 6~7달러 줄었지만 정제마진 6달러 회복…중국·미국 등 대규모 정기보수 돌입 호재

최근 국제유가의 하락세로 50달러 벽이 깨지며 SK이노베이션·GS칼텍스·에쓰오일(S-OIL)·현대오일뱅크 등 정유4사의 재고평가손실이 늘고 있지만 정제마진(제품값과 재료값 차이에서 얻는 수익)이 견조하게 유지되고 있어 우려는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유가 하락폭이 적어 재고평가손실 규모는 크지 않은 반면 정제마진은 최근 6달러대를 회복한데다가 향후 석유제품 수요 증가와 중국·미국 등 정제설비 보수로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28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두바이유 현물 가격은 지난달 27일 1배럴당 55.18달러를 기록했지만 한달새 48.84달러까지 떨어져 11% 하락했다. 지난해 12월 이후 3개월 만인 지난 15일 1배럴당 49.82달러를 기록하며 50달러 벽이 깨진 뒤에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정유사들의 재고평가손실 우려도 커지고 있다. 통상 국내 정유사들이 원유를 도입해 제품으로 판매하기까지 35~40일 정도 걸린다. 이때 원유 도입 시점과 제품 판매 시점 사이에서 유가가 떨어지면 장부상 손실이 발생하게 된다.

정유업계 최악의 해로 기록된 2014년이 대표적이다. 그해 국제유가는 1월까지만 해도 1배럴당 107.79달러였지만 12월엔 53.60달러로 급락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2014년 정유4사가 기록한 재고평가손실이 약 2조원에 달했다"고 말했다. 재고평가손실로 인해 2014년 정유4사는 7000억원 대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국내 정유사들이 한 해 사용하는 원유량을 10억 배럴, 재고량은 10%인 1억 배럴로 가정했을 때 지난달부터 한 달 사이 발생한 재고평가손실은 7056억원으로 추정된다. 다만 원유가격이 하락할 때 석유제품가격도 동일하게 하락하는 것을 가정했을 때 수치다. 실제로는 원유가격과 제품가격의 하락이 그대로 직결되지는 않는다.


또 유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지 않는 한 재고평가이익과 손실이 번갈아가며 상쇄되는 게 일반적이다.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지난해 1분기와 2분기엔 재고평가이익이 6031억원 발생했지만 3분기엔 4086억원의 재고평가손실을 기록했다.

이런 이유로 정유업계에선 아직 우려보다 실적에 대한 기대가 더 큰 분위기다. 영업이익과 직결되는 '정제마진'이 견조하기 때문이다. 정유업계에선 통상 정제마진 4~4.5달러를 손익 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정유사가 이익을 가늠하는 기준인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던 지난해 평균 1배럴당 6.1달러였다. 올 1월엔 6.9달러, 2월엔 6.7달러를 기록했고, 이달 초 5달러대로 떨어졌다가 지난주 다시 6달러를 회복했다. 정제마진이 1달러 상승하면 정유4사의 한 해 영업이익도 1조원 이상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업계에선 정제마진이 올해 1배럴당 9.8달러, 내년엔 10.5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저유가 기조로 제품 수요는 늘고 미국·중국·일본 등 경쟁업체의 대규모 정기보수 돌입이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2014년처럼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까지 갔다가 50달러까지 폭락하는 것이 아니라면 재고평가손실이 크게 발생하지 않는다"며 "유가가 떨어지면 제품 소비가 증가하게 되는데 정제마진이 견조할 경우 많이 팔리면서 이익이 증가해 재고평가손실과 상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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