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를 찾는 사람들’(노찾사) 출신 포크가수 권진원이 오는 4월6일 신곡 ‘사월, 꽃은 피는데’를 내놓는다. ‘세월호 참사’로 희생당한 꽃다운 아이들을 위해 그가 1년 전 손수 만든 곡이다. 쏟아지는 눈물을 참고 부르는 인내의 가창이 짓누르는 무게감은 듣는 이의 죄책감마저 유발할 정도다.
“3년 전 사건 당시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어요. 뉴스만 보고 울기만 하다가 몇 번의 봄을 거친 뒤 지난해 이맘때 아이들이 생각나서 만들었죠. 화사하게 핀 꽃들을 보면 자꾸 아이들과 오버랩돼서….”
곡은 ‘천재 뮤지션’으로 통하는 정재일의 손을 거쳐 완성됐다. 곡을 먼저 들은 정재일은 “이 곡을 꼭 편곡하고 싶다”고 제안했고 50명이 넘는 스트링 연주자와 함께 작업했다. 권진원의 곡은 보통 2분에서 3분 정도로 짧지만 이 곡은 5분22초나 된다.
미리 들어본 곡에서 1분의 전주는 세월호가 겪은 고통의 순간들을 순차적으로 묘사하는 듯하다. 어두운 바다를 향해 가는 피아노와 현의 담담한 선율이 그 끝의 운명을 예고하듯 구슬픔은 쉬이 사라지지 않는다.
‘다시 아침이 오네/ 꿈이 아니었네/ 어제와 똑같은 하루를/ 또 보내야 하네/ 어느덧 거리의 나무에 새순이 돋았네/ 푸른 잎 사이 햇살이 눈물로 반짝이네/ 사월, 꽃은 피는데/ 그댄 없네/ 내 곁에 없네~/ 다시 만날 때까지 안녕히’
권진원은 새순이 돋은 꽃과 어우러져야 할 아이의 햇살이 눈물로 반짝이는 슬픔을 건조하게 노래했다. 아이들에 대한 그리움은 눈물로 남을 뿐이지만 슬픔을 달래기 위한 역할의 주인공이 똑같이 슬퍼할 수는 없었다. 느릿한 노래보다 반 박자쯤 늦게 따라오는 피아노의 한음 한음이 그렇게 슬플 수 있다는 사실도 이 곡은 여실히 증명한다.
지난해 12월 ‘그대와 꽃피운다’는 노래로 촛불집회 시민들을 위로한 권진원은 ‘사월, 꽃은 피는데’로 세월호 아이들을 위무해 사회참여형 뮤지션의 행보를 재연하고 있다.
“예전 ‘노찾사’의 정신이 큰 뿌리가 된 거예요. 그러니 제 안에서 자연스럽게 나온 외침일 수밖에 없죠. 다시 1980년대 같은 상황이 발생해도 저는 다시 또 노찾사의 마음으로 노래할 겁니다.”
권진원은 오는 4월15일 마지막 촛불집회가 열리는 무대에서 ‘사월, 꽃은 피는데’를 부른다. 가장 건조한 목소리로 부르는 가장 슬픈 노래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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