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세월호’ 위로곡 내는 권진원 “‘노찾사’ 정신의 외침”

머니투데이 김고금평 기자 | 2017.03.28 06:38

[인터뷰] 4월6일 신곡 ‘사월, 꽃은 피는데’ 발표하는 권진원…건조한 목소리로 부른 5분22초 이야기

노래를 녹음하던 날, 울음이 그치지 않았다. 크게 한번 목놓아 울고 나서야 마음을 추스를 수 있었다. ‘다시 아침이 오네~’하며 부르는 첫마디부터 분위기가 예사롭지 않다. 토해내고 싶은 심연의 슬픔을 억지로 자제한 체 내뱉는, 한숨과 메마름이 섞인 소리는 그 어떤 절규보다 크고 높았다.

‘노래를 찾는 사람들’(노찾사) 출신 포크가수 권진원이 오는 4월6일 신곡 ‘사월, 꽃은 피는데’를 내놓는다. ‘세월호 참사’로 희생당한 꽃다운 아이들을 위해 그가 1년 전 손수 만든 곡이다. 쏟아지는 눈물을 참고 부르는 인내의 가창이 짓누르는 무게감은 듣는 이의 죄책감마저 유발할 정도다.

“3년 전 사건 당시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어요. 뉴스만 보고 울기만 하다가 몇 번의 봄을 거친 뒤 지난해 이맘때 아이들이 생각나서 만들었죠. 화사하게 핀 꽃들을 보면 자꾸 아이들과 오버랩돼서….”

곡은 ‘천재 뮤지션’으로 통하는 정재일의 손을 거쳐 완성됐다. 곡을 먼저 들은 정재일은 “이 곡을 꼭 편곡하고 싶다”고 제안했고 50명이 넘는 스트링 연주자와 함께 작업했다. 권진원의 곡은 보통 2분에서 3분 정도로 짧지만 이 곡은 5분22초나 된다.

미리 들어본 곡에서 1분의 전주는 세월호가 겪은 고통의 순간들을 순차적으로 묘사하는 듯하다. 어두운 바다를 향해 가는 피아노와 현의 담담한 선율이 그 끝의 운명을 예고하듯 구슬픔은 쉬이 사라지지 않는다.

‘다시 아침이 오네/ 꿈이 아니었네/ 어제와 똑같은 하루를/ 또 보내야 하네/ 어느덧 거리의 나무에 새순이 돋았네/ 푸른 잎 사이 햇살이 눈물로 반짝이네/ 사월, 꽃은 피는데/ 그댄 없네/ 내 곁에 없네~/ 다시 만날 때까지 안녕히’

'노래를 찾는 사람들' 출신의 포크가수 권진원은 오는 4월6일 '세월호 참사'로 희생당한 아이들을 위해 만든 위로곡 '사월, 꽃은 피는데'를 발표한다. 건조한 목소리로 느릿느릿 부르는 그의 음악에는 되레 깊은 애상이 느껴진다. /사진=임성균 기자


권진원은 새순이 돋은 꽃과 어우러져야 할 아이의 햇살이 눈물로 반짝이는 슬픔을 건조하게 노래했다. 아이들에 대한 그리움은 눈물로 남을 뿐이지만 슬픔을 달래기 위한 역할의 주인공이 똑같이 슬퍼할 수는 없었다. 느릿한 노래보다 반 박자쯤 늦게 따라오는 피아노의 한음 한음이 그렇게 슬플 수 있다는 사실도 이 곡은 여실히 증명한다.

지난해 12월 ‘그대와 꽃피운다’는 노래로 촛불집회 시민들을 위로한 권진원은 ‘사월, 꽃은 피는데’로 세월호 아이들을 위무해 사회참여형 뮤지션의 행보를 재연하고 있다.

“예전 ‘노찾사’의 정신이 큰 뿌리가 된 거예요. 그러니 제 안에서 자연스럽게 나온 외침일 수밖에 없죠. 다시 1980년대 같은 상황이 발생해도 저는 다시 또 노찾사의 마음으로 노래할 겁니다.”

권진원은 오는 4월15일 마지막 촛불집회가 열리는 무대에서 ‘사월, 꽃은 피는데’를 부른다. 가장 건조한 목소리로 부르는 가장 슬픈 노래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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