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첫 여성 행정장관 캐리 람, 민주화운동 해산시킨 친중파

머니투데이 정인지 기자 | 2017.03.26 17:04

(종합) "시민 지지 여부와 관계없이 간선제로 선출돼"

홍콩 첫 여성 행정장관으로 당선된 캐리 람(가운데)/사진=로이터

홍콩 반환 20주년에 열린 홍콩 행정장관 선거에서 예상대로 친중파인 캐리 람 전 정무사장(총리)이 당선됐다. 캐리 람은 그러나 과거 홍콩에서 벌어졌던 민주화운동을 해산시키는 전력 등으로 시민들의 낮은 지지를 받고 있어 앞으로의 국정 운영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을지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캐리 람은 1194명의 선거위원이 진행한 투표에서 64%의 지지를 받고 당선됐다. 2위를 기록한 존 창 전 재정사장(재무장관)은 31%를 얻는데 그쳤다.

캐리 람은 1997년 홍콩이 영국에서 중국으로 반환된 뒤 4번째로 선출된 행정장관이며, 홍콩의 첫 여성 행정장관 탄생이다. '철의 여인'으로 불리는 그는 오는 7월 1일 정식 취임해 5년간 행정장관을 수행하게 된다.

홍콩의 행정장관 선거는 그러나 직선제가 아닌 간선제여서 캐리 람이 홍콩 시민들의 지지를 온전히 얻었다고 보기 힘들다. 오히려 선거 전 홍콩에서 이뤄진 여론조사에서는 홍콩의 민주화에 보다 우호적인 존 창의 지지율이 52%로, 캐리 람보다 20%포인트가 높았다.


사업가, 교수, 정치가 등으로 구성된 선거위원은 홍콩 전체 인구의 0.01%에 불과하다. 중국 정부는 "캐리는 중앙이 지지하는 유일한 후보"라고 밝혀 선거위원들에게 캐리에게 투표할 것을 독려하기도 했다. 캐리 람 당선 소식이 전해지자 중국 언론인 인민일보와 환구시보는 "홍콩의 첫 여성 최고 지도자, 캐리 람", "더 이상 우려는 없다"고 밝혀 환영의 뜻을 보였다.

특히 이번 선거는 홍콩 시민들이 2014년 완전한 직선제를 요구하며 대규모로 진행한 '우산운동' 후 처음으로 개최된 행정장관 선거라는 점에서도 중요하다. 캐리 람은 당시 '우산운동'을 진행한 시민들과 공개 협상에 나섰으나 모든 요구를 거부하고 79일만에 시위대를 강제 해산시켰다. 중국 정부가 캐리 람을 지지하는 이유도 이러한 배경이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선거 바로 전날에도 홍콩에서는 직선제를 요구하는 시민 1000여명이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민주파는 "민의를 반영하지 않는 선거제도에 문제가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외신들은 "중국 정부의 간섭으로 홍콩의 고도의 자치를 인정하는 '1국2체제'가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어떻게 사회를 융합시킬 지가 우선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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