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텔서 즐거웠나요"…숙박 앱 이용자, 해킹에 '전전긍긍'

머니투데이 강미선 기자 | 2017.03.26 14:39

'여기어때' 고객정보 4천건 해킹…'우후죽순' 숙박앱, 성인 6명중 1명 사용

/사진=픽사베이
숙박 업체를 손쉽게 예약할 수 있는 모바일 앱(애플리케이션) ‘여기어때’에서 4000여건에 달하는 고객 정보가 유출되면서 이용자들의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여가활동이 늘어나는 가운데 숙박 앱은 호텔, 모텔, 펜션, 게스트하우스 등 다양한 숙박업소 정보를 비교할 수 있어 최근 이용자가 급증하는 추세다.

◇'여기어때' 4천건 고객정보 유출…"모텔서 즐거웠나요" 스팸문자 발송

26일 업계에 따르면 '여기어때'를 서비스하는 위드이노베이션은 최근 4000여건의 고객 정보가 해킹돼 스팸 문자 등이 발송됐다고 밝혔다. 유출된 이용자 정보는 고객 이메일, 연락처, 예약자 이름, 숙소 이용 내역 등이다. 해커 일당은 이후 한 문자 발송 업체 시스템에도 뚫고 들어가 이용자들에게 낯뜨거운 문자도 발송했다. 전송된 문자 대부분은 “○월○일 ××모텔에서 즐거우셨나요”라는 등 수치심을 유발하는 내용이다.

위드이노베이션 측은 해킹 경로를 추적한 결과 공격 중 90% 이상이 중국 IP(인터넷 주소)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파악된 스팸 문자 피해는 4000여건이지만 '여기 어때'의 전체 회원수가 300만명 이상이라는 점에서 추가 피해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체크인을 하기 위해서는 이메일이나 소셜 아이디를 통해 앱에 가입한 후 예약자와 연락처, 날짜 등을 기입해야 한다. 앱에 회원으로 가입만 해두고 실제 예약을 진행하지 않은 고객들의 정보 등도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다.

앱 이용자들은 가장 민감한 사생활 정보가 노출된 데다 개인 정보를 이용해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문자까지 발송됐다는 점에서 불안감을 토로하고 있다. 일부 피해자들은 인터넷 커뮤니티에 자신들이 받은 문자를 캡처해 올리며 "실제 숙박 이용 내역과 일치한다"며 "내 사생활을 낱낱이 알고 있는 것 같아 무섭다"고 토로했다.
/여기어때 모바일 앱 화면 캡처

◇성인 6명 중 1명 숙박앱 사용…"40~50대 모텔앱 이용 늘어"


숙박 앱은 다양한 숙박업소의 가격 정보, 예약 상황 등을 짧은시간 손쉽게 비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최근 여행자들의 필수 앱으로 떠오르고 있다. 숙박 앱들이 전국에서 제휴를 맺은 수만 개 호텔, 모텔 등의 숙박 정보와 할인 쿠폰 등을 제공한다.

국내 앱마켓에서 ‘숙박’으로 검색했을 때 나오는 앱만 수십개에 이른다. 다운로드 건수가 50만건을 넘는 주요 앱은 ‘야놀자’, ‘여기어때’, ‘호텔나우’, ‘데일리호텔’, ‘호텔타임’ 등 10여개. 업계에서는 월평균 숙박 앱 이용자 수를 700여만명, 시장 규모는 3000억원으로 추산한다. 국민 성인 인구(약 4000만명) 6명 중 1명은 숙박앱을 즐겨 쓰는 셈이다. 온라인 예약 문화 자체가 아예 없었던 모텔의 앱 예약도 늘고 있다. 모텔은 그동안 오프라인에서 밤늦게 찾아가 빈방이 있는지 물어보는 식이었지만 요즘은 앱을 통해 선예약하는 이용자가 증가하고 있다.

숙박 앱 업체 관계자는 "숙박앱 주 이용자층은 앱 활용이 많고 여행이 잦은 20~30대로 모텔은 20대 초반, 호텔은 20대 후반과 30대 초반 이용자가 가장 많은 편"이라며 "다만 최근에는 40~50대의 모텔앱 이용률도 눈에 띄게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숙박 앱을 자주 이용한다는 40대 직장인 최모씨는 "숙박 앱 2~3개 정도를 다운받아 놓고 주말 여행갈 때나 급하게 당일 치기 여행을 갈 때 이용했었다"며 "가장 민감한 사생활 정보가 있는데 해킹 당했다니 찜찜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20대 대학생 박모씨는 "땡처리로 싸게 나온 여행지 숙박을 예약하곤 했다"며 "회원 확보가 다급한 스타트업들이 많아 보안 인프라가 취약하지 않을까 꺼림칙하면서도 (앱을) 이용했는데 걱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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