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 없고 아픈 노인들"…'급전창구' 실버론에 몰린다

머니투데이 세종=정현수 기자 | 2017.03.27 13:38

5년 동안 1635억원 실버론 통해 대출…노인들의 '전월세자금', '의료비'로 대부분 활용

사진=뉴스1
노인급전 창구로 꼽히는 국민연금 실버론(노후긴급자금) 이용자가 갈수록 늘고 있다. 매년 매진될 정도인데 그만큼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노인들이 많다는 의미다. 실버론의 사업확대 가능성이 검토된다. 저소득 취약계층의 대부자격을 확대하는 방안 등이다.

26일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실버론 이용건수는 총 6747건으로 집계됐다. 이용액은 342억원이다. 2012년부터 시작된 실버론은 5년 연속 배정된 예산을 모두 소진했다. 조기 소진된 사례도 적지 않다.

실버론은 만 60세 이상 국민연금 수급자를 대상으로 급전을 빌려주는 제도다. 사용처는 의료비와 배우자 장제비, 전월세자금, 재해복구비로 한정한다. 1인당 빌릴 수 있는 돈은 최대 750만원이다. 대출한도는 2015년에 500만원에서 750만원으로 증액됐다.

2012년부터 2014년까지 한시적으로 실시하기로 했던 실버론은 사업 초기부터 큰 인기를 끌었다. 2012년에만 1만152명이 400억원을 빌려갔다. 결국 정부는 실버론을 2015년 이후에도 계속 시행하기로 결정했다.

실버론은 돈을 바로 빌릴 수 있다는 점에서 노인들의 수요가 많다. 신청금액의 절반 이상은 신청당일에 지급된다. 금리도 낮다. 실버론 금리는 5년 만기 국고채권 수익률에 연동해 매 분기별로 변동금리를 적용한다. 올해 1분기 기준 금리는 1.66%다.

연체 이자율은 3.32%이지만 연체율은 지극히 낮다. 상환액을 국민연금 급여액에서 공제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국민연금공단은 실버론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자 사업 확대 가능성을 검토키로 했다. 실버론의 상환일과 상환액을 문자메시지로 안내하는 서비스를 도입하고, 대부한도 내에서 추가대부가 가능토록 하는 방안을 살펴본다. 저소득층 취약계층의 대부자격 확대 방안도 고려중이다.


이처럼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실버론 이용자는 우리 사회의 어두운 단면이라는 지적도 있다. 지난 5년 동안 실버론을 이용한 사람은 3만8270명이다. 이들이 빌려간 돈은 총 1635억1500만원이다.

특히 이들 자금의 대부분은 전월세 자금과 의료비 목적이었다. 지난해 8월 기준 전월세 자금으로 실버론을 이용한 사람 비율은 60.3%였다. 의료비 목적은 38%였다. 전월세를 갑자기 올려달라고 하거나 갑작스러운 질병 탓에 노인들이 몰렸다는 의미다.

게다가 실버론 이용자의 절대다수가 국민연금에서 공제하는 방식으로 실버론을 상환하고 있다. 매월 안정적으로 받아야 할 국민연금을 급전 형태로 미리 지급 받는 형태여서 자칫 ‘노후 안전판’에 문제가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그러나 이들 노인이 실버론을 이용하지 않을 경우 시중은행이나 2금융권의 고금리 대출을 받아야 한다는 점에서 실버론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도 적지 않다.

복지부 관계자는 “실버론 수요가 꾸준하다는 점에서 가급적 많은 사람들이 손쉽게 실버론을 이용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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