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대우조선 지원안 쐐기 박는다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 2017.03.27 07:51

이번주 중 출자전환 등 합의 내용 문서화 예정…사채권자 채무조정 설득 위한 것


시중은행들이 출자전환 등 대우조선해양 지원안을 확약한다. 사채권자집회 전 국민연금과 기관투자자 등 사채권자 설득이 시급한 상황이라 우선 은행권의 합의를 문서화하는 게 필요하기 때문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KDB산업은행(산은)은 KB국민은행, KEB하나은행, NH농협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 대우조선에 여신을 제공한 주요 은행들과 27일 실무진 회의를 열고 시중은행의 출자전환안과 선수금환급보증(RG) 분담 세부일정 등을 협의 한다. 은행권은 가급적 이달중으로 구두 합의한 내용을 합의서 형태로 문서화할 계획이다.

시중은행들은 지난 23일 발표된 '대우조선 정상화 방안'에 따라 무담보채권 7000억원의 80%인 5600억원을 대우조선 주식으로 바꿔주고 1400억원은 상환을 5년 유예하기로 했다. 대우조선이 신규 수주 할 때의 RG 역시 국책은행과 시중은행이 돌아가면서 발급한다.

'대우조선 정상화 방안'이 공개되기 전 조율 과정에서 국책은행은 시중은행에 신규자금 지원에 동참하길 요구했으나 시중은행들은 신규자금 지원은 어렵고 대신 출자전환 선까지는 받아들일 수 있다는 입장을 건넸다.

일부 추가 충당금 적립이 불가피하지만, 시중은행들 입장에서도 대우조선이 법정관리에 준하는 P플랜(Pre-Packaged Plan·사전회생계획제도)에 돌입하면 충당금 적립액이 늘어나는 등 피해가 커지는만큼 출자전환 수준의 구조조정안에 동참하는 게 낫다는 결론을 내부적으로 내린 상태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도 지난 24일 주주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국가 산업적으로 필요한 부분이라면 (출자전환에) 동참해야 한다"며 "충당금은 필요한만큼 쌓을 것"이라고 밝혔다.


시중은행이 구두로 합의한 내용을 문서화해 확약하려는 이유는 사채권자 집회가 남아 있어서다. 대우조선은 다음달 17일과 18일 이틀에 걸쳐 총 5회의 사채권자 집회를 총 1조3500억원 규모의 회사채에 대한 채무재조정안을 의결한다. 회사채 50%를 출자전환하고 나머지 50%는 만기를 3년 연장하는 안건이다. 총채권액 기준 3분의 1이상이 참석해 참석자의 3분의 2 이상이 동의해야 한다. 만약 사채권자 집회에서 안건이 부결되면 조건부 신규자금 지원안은 무산되고 P플랜에 돌입한다.

대우조선 구조조정 추진방안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시중은행들이 80% 수준의 출자전환이 필요하다는 데엔 공감하고 있다"며 "다만 사채권자들에게 지원 필요성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은행권에서 확약을 했다는 걸 문서로 받아 설득하는 게 안정적"이라고 말했다.

확약은 시중은행에 보다 구속력 있는 지원을 이끌어내는 데에도 유리하다. 2015년 10월 산은과 수은이 4조2000억원의 신규자금 지원을 발표한 당시엔 시중은행들이 2015년 6월 수준의 여신 한도를 유지하기로 했으나 구속력이 약한 구두 합의 형식으로 이뤄지면서 시중은행들은 여신 한도를 줄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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