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출마선언' 9000자→900자…SNS 영상으로 포장

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 2017.03.24 16:02

[the300]출마영상 3편 공개…"존중과 통합의 공동체가 돼야"

/사진=문재인 출마영상 캡처
9000자가 900자가 됐다. 대선 재수에 나선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제19대 대통령선거 경선 예비후보의 출마선언문은 2012년 당시에 비해 10분의1로 줄었다. 글자수는 감소했지만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영상을 통한 출마선언이란 파격적인 방식을 택했다. "국민과 함께 출마"라는 메시지는 분명해졌다.

문 후보는 24일 SNS를 통해 영상 3건을 공개하고 출마선언을 했다. 국내·외 국민들이 문 후보와 출마선언문을 낭독하는 '국민출마선언 편', 재외국민들이 출마선언문을 읽는 '재외국민 편', 문 후보의 내레이션만으로 만들어진 '문재인 편'이었다. "정권교체의 주체는 국민이며, 문재인은 새로운 대한민국을 꿈꾸는 모든 국민과 더불어 출마한다"에 초점을 맞췄다.

별도의 출마선언 행사는 없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등의 사례를 참조한 방식이다. 출마선언문에 담긴 모든 문장은 국민 공모를 받아 작성했다. 지난 12일부터 18일까지 캠프 공식사이트를 통해 국내외 5000여명으로부터 출마선언 문구를 받았다. 시민들이 보낸 스마트폰 영상도 그대로 반영했다. 제작은 탁현민 성공회대 교수가 총괄했고 작곡가 김형석씨와 록밴드 YB가 음악작업에 참여했다.

문 후보는 영상을 통해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은 모두 다르기에 조금은 시끄럽고 정신없더라도 그 안에서 조화를 이루고 사는 존중과 통합의 공동체가 돼야 한다"며 "우리는 오늘, 함께 출마합니다. 국민과 문재인이 함께 갑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완전히 새로운 대한민국을 바라는 온 국민의 뜻을 모아 이제 '정권교체'의 첫발을 내딛는다"며 "상식이 상식이 되고, 당연한 것이 당연한 그런 나라가 돼야 한다. 정의가 눈으로 보이고, 소리로 들리며, 피부로 느껴지는 사회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실패해도 재기할 수 있고, 성공할 때까지 도전할 수 있고, 마지막까지 인간답게 살 수 있는 나라가 돼야 한다"며 "성실하게 일하는 사람이 가난에 허덕이지 않고, 법과 원칙을 지키는 사람이 존경받을 수 있으며, 다름이 틀림으로 배척당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학연·지연 없이 행복한 나라 △마음 편히 아이를 낳아 걱정 없이 키우는 나라 △튼튼한 자주국방의 나라 △남북이 하나되는 나라 △독립유공자와 위안부 피해자에게 도리를 다하는 나라 △장애가 장애인지 모르고 살 수 있는 나라 등을 언급했다.

메시지는 간결했다. 전체 출마선언문은 약 900자에 불과했다. 2012년 6월 출마선언에서 9000자에 달하는 출마선언문을 서대문형무소 앞에서 읽으며 힘을 준 것과 차이가 났다. 경제·복지·외교·안보 등 분야마다 세밀한 정책을 언급했던 2012년과 달리 쉬운 언어로 기본적인 집권 비전을 설명하는 데 주력했다.

특히 수많은 시민이 함께 낭독하는 방식을 통해 "국민과 함께 출마한다"는 메시지를 분명하게 줬다. '마음 편히 아이를 낳아 키우는 나라'는 아이를 안은 여성이, '장애가 장애인지 모르는 나라'는 장애인이 직접 선언문을 읽어 시각적으로도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었다.

문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이라는 국가적 위기상황을 고려해 대규모 출마선언을 하지 않았다. 또 2012년 당시 정치 신인에 가까웠던 위치와 달리 2017년 '대세론'의 주인공이 된 만큼 출마선언을 통해 집권 비전을 굳이 세세히 언급할 필요도 못 느낀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 보급이 늘어난 시점에서 출마선언 영상이 SNS를 통해 장기간 유통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도 하다.

고민정 더문캠 대변인은 'SNS에 익숙지 않은 장년층은 출마선언을 접하기 어려운 것 아닌가'라는 질문에 대해 "특정 장소에서 출마선언을 했다고 한다면 그 시간에 TV방송을 보는 사람들만 출마선언을 볼 기회를 접할 수 있다"고 답했다. 고 대변인은 "국민들이 보내준 정권교체의 간절함을 받들고 국민과 함께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문 후보의 다짐"이라고 영상 출마선언 취지를 설명했다.

베스트 클릭

  1. 1 차 빼달라는 여성 폭행한 보디빌더…탄원서 75장 내며 "한 번만 기회를"
  2. 2 "유영재, 선우은숙 친언니 성폭행 직전까지"…증거도 제출
  3. 3 "390만 가구, 평균 109만원 줍니다"…자녀장려금 신청하세요
  4. 4 "6000만원 부족해서 못 가" 한소희, 프랑스 미대 준비는 맞지만…
  5. 5 장윤정♥도경완, 3년 만 70억 차익…'나인원한남' 120억에 팔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