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시장에서 삼성물산은 오전 11시29분 현재 전일대비 9500원(6.91%) 내린 12만8000원을 기록하고 있으며 삼성에스디에스는 1만원(6.78%) 하락한 13만7500원을 나타내고 있다.
삼성전자도 1.00% 하락을 기록하고 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인 삼성그룹주들이 약세를 보이면서 코스피 지수도 주춤하는 모양새다.
◇삼성물산, 지배구조 개편 기대감에 급등했지만=삼성그룹주의 이 같은 하락은 삼성측이 이날 지주회사 전환 연기를 시사하면서 비롯됐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날 열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에서 “지주회사 검토는 주주와 회사에 매우 중요한 의사결정 사안으로 현재 법률 세제 등 검토 중”이라며 “다만 검토 과정에서 전환과정에 부정적 부분이 존재해 지금으로서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밝혔다.
권 부회장은 “추후 방침이 정해지는 대로 다시 말씀드리겠다”고 덧붙였다.
그 동안 삼성물산과 삼성에스디에스의 경우 삼성전자의 인적분할 후 합병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삼성 지배구조 개편의 수혜주로 거론돼 왔다.
특히 지난 14일 이상훈 삼성전자 사장이 국세청장 초청 간담회에서 삼성전자 지주회사 전환 검토 결과를 계획대로 발표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삼성물산과 삼성에스디에스는 각각 9%, 5%대 상승을 기록하며 주주총회 직전인 전날까지 오름세를 이어왔다.
삼성물산의 경우 13일 종가 대비 전일까지 상승률은 13.63%로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 상승률 2.60%를 6배나 상회한다. 지배구조 개편 기대감이 그 만큼 컸다는 얘기다.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되고 그룹의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 해체로 지배구조 변환 일정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는 시장의 일부 우려에도 이상훈 사장의 발언에 기대감이 모아졌던 만큼 이날의 지연 발표가 더욱 뼈 아플 수 밖에 없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너일가의 구속수사,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무효 소송 판결, 재벌개혁에 대한 사회적 요구 고려시 삼성전자의 조기 인적분할 결정이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당분간 오너일가의 재판 준비 및 무죄 입증에 최선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배구조 개편 기대감은 유효"=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야 3당이 오신환 바른정당 의원이 발의한 상법개정안에 의견을 모으는 등 대내외적으로 삼성전자의 지주회사 전환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오 의원이 발의한 상법 개정안의 핵심 내용은 다중대표소송제 도입, 전자투표 의무화, 자사주 의결권 제한, 감사위원 분리선출 등 4가지로 기업분할시 자사주에 대한 신주배정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행 상법은 삼성전자를 삼성전자홀딩스(지주사)와 삼성전자 사업회사로 분할할 경우 삼성전자홀딩스가 받을 사업회사 주식에 대해 의결권을 인정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현재 자사주 14.7%를 보유하고 있는데 인적분할할 경우 삼성전자홀딩스는 기존 자사주 14.7%로 삼성전자홀딩스를 통해 삼성전자를 지배할 수 있게 된다. 오너 일가의 경우 삼성전자홀딩스 지분을 늘리면 적은 금액으로도 삼성전자 지배력을 높일 수 있다.
그런데 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다면 이 같은 자사주 의결권이 제한돼 지주회사가 사업회사 지분을 취득하려면 막대한 돈을 지출해야 한다.
대선 정국으로 정치권의 눈이 국회보다 경선, 대선을 향하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이 상법개정안 국회 통과 전 재빨리 지배구조 개편에 나서는 모습을 보일 경우 비난 여론이 가중될 수 있기에 우선 속도 조절에 들어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이날 주총에서 지주회사 전환을 철회한다고 발표한 것이 아닌 만큼 시간이 걸리겠지만 지배구조 개편 기대감이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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