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90세이신 필자의 어머니는 17세에 19세 아버지와 조혼했다. 1940년 시작된 위안부 모집이 처음엔 공장에 취직하여 돈 버는 일이라고 알려졌단다. 나중 흉흉한 소문을 타고 위안부 강제징집이라는 사실이 알려지게 되면서 어린 딸을 가진 집에서는 이웃의 총각들을 찾아 서둘러 결혼을 시켰다고 한다. 그러니까 저 소녀들은 일본의 거짓말에 속아 공장으로 돈 벌러 간 소녀들과 미처 조혼조차 하지 못하고 강제 징집되어간 이들이다.
조국으로 돌아와서도 소녀들의 삶은 그 누구의 위로도 없이 보상도 없이 홀로 늙었다. ‘몸뻬바지’라는 말만으로도 되살아나는 기억의 발자국들을 안은 채, 아직도 끔찍한 과거의 어느 날을 산다. 그런데 기껏, 저 소녀의 목에 무궁화 꽃목걸이를 걸어준다 한들 무슨 위로가 되겠는가. ‘한일 위안부 합의’란 있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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