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 기준은 5가지다. △고졸 이하 △만 34세 이하 △저소득층 △구직활동 여부 △고용센터 추천 등이다. 생계비를 지원하는 곳은 정부가 아닌 청년희망재단이다. 고용노동부는 다음 달 중순부터 고용센터 추천을 받아 이르면 5월 초부터 생계비가 지급될 것으로 전망했다.
생계비 지원은 현금을 직접 준다는 점에서 서울시 청년활동지원비(청년수당), 성남시 청년배당과 유사하다. 서울·성남시 정책이 '선심성'이라고 비판해온 정부가 정작 비슷한 정책카드를 꺼내 든 셈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만 19~29세 청년 3000명에게 월 50만원씩 최대 6개월간 지급하는 청년수당 정책을 실시했다. 이후 보건복지부가 법적 절차를 따르지 않았다고 직권취소 조치를 취했다. 서울시는 청년수당 문제점을 개선하고 복지부와 다시 협의해 청년수당을 5000명까지 적용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소득 기준을 강화해 '부잣집 청년실업자'의 청년수당 수급을 방지하겠다는 것이다.
성남시는 지난해 1월부터 청년배당을 실시했다. 배당 대상은 성남시에 3년 이상 거주한 만 24세 청년이다. 직장인, 구직자, 학생, 구직 포기자 등 취업·구직활동 여부와 상관없이 만 24세 청년은 모두 해당된다. 일종의 기본소득 정책이다. 이들은 지역 소상공인 매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성남사랑상품권을 분기별로 25만원씩 받는다. 1년으로 환산하면 100만원이다.
서울·성남시 정책과 달리 정부 일자리 대책은 대체로 고용지원 위주였다. 취업성공패키지(취성패)가 대표적이다. 취성패는 구직자가 처한 위치에 따라 취업 상담(1단계)→취업 프로그램 지원 제공(2단계)→취업 알선(3단계) 등으로 구성됐다.
취성패도 현금 지급 정책이 담겨 있긴 하다. 취성패 1·2단계를 거친 구직자에겐 참여수당을 주고 직장에 들어갈 경우 최대 150만원의 취업성공수당이 지급된다. 하지만 생계비 지원과는 다소 결이 다르다. 취성패 수당이 해당 프로그램 참여 청년에게만 제공되는 반면 이번 대책은 구직활동을 하고 있는 모든 청년이 대상이다.
각론으로 들어가면 생계비 지원과 청년수당·청년배당 간 차이점이 나타난다. 정부와 서울·성남시 정책 배경엔 복지 분야의 오랜 쟁점인 선별적 복지와 보편적 복지 개념이 각각 깔려 있다. 정부는 생계비 지원이 선별적 복지라고 강조한다. 구직활동·저학력·저소득 여부 등을 따져 특정 계층에 정책 역량을 집중했다는 설명이다.
반대로 청년수당과 청년배당은 보편적 복지 성격이 강하다. 두 정책 모두 수혜 대상이 폭넓다. 신청 기준을 저소득층, 고졸 이하로 제한 두지 않고 이른바 '니트족'(일하지 않고 일할 의지도 없는 청년 무직자)도 포함한다.
선별적 복지 차원에서 접근하면 생계비 지원은 경기도의 '청년구직지원금 제도'와 비슷하다. 이 제도 지원 기준은 △중위소득 80% 이하 △만 18~34세 미취업 청년 △구직활동 참여 의지 등이다. 지원 규모는 1000명으로 6개월 동안 월 50만원씩 지급할 계획이다. 특히 경기도는 지원금을 학원수강료, 교재구입비 등 지원 항목에 맞게 사용했으면 사후 입금토록 했다.
지원대상 선정 방식도 다르다. 청년수당·청년배당은 청년 스스로 신청한다. 반면 생계비 지원은 각 지역에 있는 고용센터 추천을 토대로 한다. 고용센터가 청년 구직자의 구직활동이나 가정형편 등을 잘 알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정부 관계자는 "고졸 이하가 상대적으로 소득 수준이 낮고 좋은 일자리를 잡을 가능성도 작은 게 사실"이라며 "생계비 지원은 청년수당·청년배당과 달리 선택적 복지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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