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00억 진에어, 21억원으로 평가해온 '한진칼'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 2017.03.21 17:03

한진칼, 지분 100% 보유한 진에어 상장시 주가 재평가 기대… 대한항공 실적악화는 부담요인

한진칼이 100% 자회사로 보유하고 있는 진에어 상장을 계기로 주가 레벨업이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잇따른다. 현재 주가는 진에어 기업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수준인데 실적개선까지 이뤄지고 있어 기관투자자들의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

2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진에어는 최근 주요 증권사에 상장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 제안서(RFP)를 발송했다.

비상장 자회사가 상장되면 모 회사 주가가 오르는 것은 일반적인 현상이지만 한진칼이 주목받는 이유는 상장에 따른 자회사 지분 평가차익이 클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진에어는 2008년 1월 에어코리아로 설립됐다. 2008년 4월 정기항공운송사업면허 및 노선개설면허를 취득했고 그해 5월 사명을 진에어로 변경했다. 진에어 지분 100%를 대한항공이 보유하고 있었는데, 그룹 지주회사 체제전환에 맞춰 한진칼이 이 지분을 확보하게 됐다.

기관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대목은 한진칼 재무제표에 반영된 진에어 지분가치가 21억8000만원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현재 시장에서는 진에어의 기업가치를 7200억~7500억원 선으로 본다. 진에어가 상장하면 한진칼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의 평가차액만 7000억원이 넘는다는 얘기다.

한진칼 주가는 진에어 상장이슈로 주목받으며 최근 강세를 이어왔다. 2월 말 1만6900원에서 이날 1만8550원까지 상승했다. 주가상승으로 한진칼의 시가총액은 1조976억원까지 올라왔지만 진에어 상장가치를 생각하면 아직도 주가가 비싸지 않다는 것이 증권가 판단이다.

저비용항공사(LCC)들은 초창기 어려움을 겪기도 했으나 최근 국내외 여행시장이 급증하면서 매년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고 있고, 진에어 역시 예외가 아니다. 여기에 저유가 국면이 지속되면서 수익성도 매년 가파르게 올라가고 있다.


진에어 매출액은 2014년 3510억원에서 2015년 4612억원으로 수직 상승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도 168억원에서 296억원으로 늘었다.

지난해 분기별 실적 편차가 컸지만 연간으로는 매출액 7197억원, 영업이익 523억원, 순이익 393억원이라는 좋은 실적을 기록했다. 진에어 노선이 국내에서 해외로 넓어지고 있다는 점도 실적개선 배경으로 꼽힌다.

올해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후폭풍으로 영업여건이 다소 악화됐지만 국내에서 해외로 나가는 여행객이 워낙 늘었고 동남아 노선 인기가 여전해 수익성 악화는 크지 않을 전망이다.

신지윤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진에어 기업공개(IPO)는 한진칼의 주가가 저평가 상태라는 점을 부인하지 못하게 만들 계기"라며 "진에어가 LCC 경쟁사인 제주항공보다 저평가 받을 근거는 별로 없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한진칼 주가 상승에 진에어가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지만 낙관만하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의 수익성 악화 문제가 있고 한진해운 손실로 그룹 자금사정이 아직도 좋지 못하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원/달러 환율상승에 따른 외화환산 손실과 한진해운 손실이 반영돼 지난해 5568억원의 순손실을 기록, 적자로 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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