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음악계의 YG·JYP를 꿈꾸는 30대 청년 사업가

머니투데이 조성은 인턴기자 | 2017.03.23 11:43

[벤처스타]국내 1위 인디공연 예매처 엔터크라우드

편집자주 | 우후죽순 생겨나는 스타트업 사이에서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기술력으로 주목받는 '벤처스타'들을 소개합니다. 에이스로 활약하며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미래의 스타 벤처들의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엔터크라우드 정주황 대표(앞 줄 정중앙)와 엔터크라우드 서포터즈들/사진제공=엔터크라우드
'혁오밴드', '볼빨간 사춘기', '10cm'

각종 음원 사이트 차트의 순위권을 점령한 괴물같은 유명 뮤지션들이다. 이들의 교집합은 '인디 뮤지션'이다. 봄바람에 벚꽃이 떨어질 때마다 생각나는 노래 '벚꽃엔딩'의 주인공 '버스커버스커'도 홍대거리에서 공연을 하던 인디밴드 출신이다.

인디음악은 '인디펜던트(Independent) 음악'의 줄임말로 '독립음악'으로 불리기도 한다. 일반적으로는 대형기획사가 주도하는 주류음악이 아닌 뮤지션의 소자본으로 제작한 음악을 뜻한다.

불과 10년 전까지 생경하고 난해한 음악으로 여겨졌던 인디음악은 어느새 대중성을 입고 우리의 생활 속에 깊숙이 파고 들어왔다. 길거리나 카페에서 자주 흘러나오기도 하고 드라마나 영화, CF의 배경음악으로도 많이 이용된다. 이제 인디음악은 더이상 낯설고 생소한 콘텐츠가 아니다.

한국에서 인디음악은 1990년대 중반 홍익대학교 앞을 중심으로 등장했다. 그러다 K팝스타(KPOP STAR), 슈퍼스타K 같은 오디션 프로그램 붐이 일던 2000년대 후반에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오디션 프로에 수많은 인디 뮤지션들이 참가했고 그들의 공연모습이 TV 브라운관을 타게 되면서 인디음악이 자연스럽게 대중에 노출된 것이다.

인디음악이 대중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한 때 엔터크라우드의 정주황 대표(33)는 이 흐름을 눈여겨 봤다. 그는 인디 뮤지션도 인디음악 덕후도 아니었지만 인디음악의 미래 성장성에 주목했다.

오디션 프로 애청자던 정 대표는 홍콩과 일본에서 경영 컨설턴트로 근무하던 당시 한국의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인디뮤지션이 빈번히 나오는 것을 인디음악 대중화의 신호로 해석했다. 첫 등장 당시 비주류로 치부되던 힙합이 현재 대중음악의 한 장르로 자리잡은 것처럼 인디음악도 대중의 귀에 익숙해지면 대세흐름을 탈 수 있다고 믿은 것이다.

그리고 2014년 1월 인디뮤지션을 위한 크라우드펀딩 서비스를 기획하고 법인을 설립했다. 그러나 사업은 예상대로 순조롭지 못했다. 시장의 규모도 협소하고, 한국에서 크라우드 펀딩이 활성화되기에는 시기상조였다. 결국 12개월 후 사업의 방향을 온라인 인디공연 예매처 '엔터크라우드'로 틀었다.

"현재 국내에서 인디공연을 중심으로 하는 예매 서비스는 엔터크라우드가 유일합니다."

창업 초기 사업 기반이 전무했던 정 대표는 현장을 직접 발로 뛰며 네트워크를 쌓아나갔다. 기회만 있으면 인디음악 공연을 보러다녔고, 공연이 끝나면 뮤지션들과 공연장 매니저들에게 명함을 돌리며 눈도장을 찍는 식이었다. 그렇게 현장에서 인디 뮤지션들을 만나 그들의 고충을 들으며 인디음악의 대중화를 위해 해결해야 할 실질적인 문제들을 알게됐다. 공연 예매 서비스를 제공해야 겠다는 아이디어도 이 과정에서 얻었다.


실제로 많은 무명의 인디 뮤지션들이 팬카페에 직접 공연일정과 티켓비, 계좌를 올리고 입금 유무를 확인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감수하고 있다. 정 대표는 뮤지션들이 오롯이 공연준비와 창작 활동에만 몰두할 수 있게 하기 위해 가장 먼저 웹사이트를 개설해 인디공연을 예매할 수 있는 온라인 시스템을 만들었다.

티케팅 서비스를 시작하고 6개월이 지나자 월 10건의 인디공연이 웹사이트에 올라갔고, 이용자도 300명으로 불어났다. 현재는 연간 400건 정도의 인디음악 공연이 게재되고 월 7000여 명의 이용자가 접속하고 있다.

엔터크라우드는 국내 1위 인디공연 예매처로 성장했고 2016년 12월 사업성을 인정받아 엔슬파트너스와 엔젤 투자자들로부터 투자도 유치했다. 2015년 창업 당시부터 지금까지의 누적매출은 2억원을 넘어섰다.

정 대표는 지난해 12월 공연장과 행사장 대관을 연결해주는 'Modoo Stage(모두의 스테이지)' 서비스를 새롭게 시작하며 비즈니스의 영역을 확장했다. 인디공연 플랫폼 대여 사업은 인디 뮤지션, 공연장 오너들과 두루두루 네트워크를 쌓다가 뜻하지 않게 얻게된 새로운 비즈니스 아이디어였다.

정 대표의 꿈은 인디음악계의 YG나 JYP가 되는 것이다. 인디음악계의 숨은 보석을 발굴·육성하는 '인디음악 매니지먼트 시장의 선두주자'라는 비전을 품은 그는 오늘도 '나만 아는 비밀스러운 음악'을 대중이 함께 즐기는 '모두의 음악'이 되게 하기 위해 현장을 발로 뛰고 있다.

"앞으로 인디음악의 대중화는 더욱 가속화될 것이고 시장규모도 더욱 커질 겁니다."

정 대표의 꿈만큼 인디음악 시장의 미래도 밝아 보인다.

인디 뮤지션 강백수 씨(가운데)의 공연장에 함께 한 엔터크라우드 정주황 대표(왼쪽)/사진제공=엔터크라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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