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시설보다 이벤트 시설로 꾸며"…축구장의 1/4 크기에 외딴 섬 같은 풍경

머니투데이 김고금평 기자 | 2017.03.21 08:33

[르포] 'D-1'년 평창동계올림픽 개·폐회식장 가보니…추위 문제도 '수면 위', 조직위 "9월까지 만족할 수준 다다를 것"

17일 현재 공정률 47%를 보인 평창동계올림픽 개폐회식장이 열리는 올림픽플라자. 관람객 3만 5000명 수용하는 이곳은 2018년 2월 9일 개막식장, 25일 폐막식장으로 쓰인다. /사진=김고금평 기자
지난 17일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에 위치한 올림픽플라자. 이곳에선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사용될 개·폐회식장 공사가 한창이었다. 현재 공정률 47%가 진행된 이곳은 오각형 형태로 3만 5000명의 관중을 수용할 수 있다. 2층 좌석까지 이미 접이식으로 구축됐고, 3층 좌석과 개·폐회식 중앙 땅 고르기 공사는 현재진행형이었다. 오는 9월 30일 완공을 목표로 한다.

나무와 숲으로 뒤덮인 자연 한가운데 마련된 이곳은 춘분을 며칠 앞두고도 봄 햇살을 느끼기 힘들 정도로 매서운 바람이 불었고, 외딴 섬처럼 쓸쓸한 기운이 넘쳤다.

개·폐회식이 열리는 올림픽플라자 중앙무대는 축구장 크기의 4분의 1 정도에 불과했다. 넓고 큰 조립식 관중석에서 작은 무대를 바라보는 시야는 좁고 답답했다.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 관계자는 “종합운동장이나 축구장 같은 규모로 만들어진 기존 올림픽시설보다 사후 활용도를 감안해 이벤트 시설로 꾸민 것”이라며 “동계올림픽 특성상, 하계올림픽처럼 화려하게 하지 못하는 제약이 따른다”고 설명했다.

외딴곳에 위치한 지리적 특성으로 2월 추위에 대한 우려도 컸다. 개막식은 2018년 2월 9일 오후 8시 18분 열리는 데, 영하 10도를 넘나드는 강추위 속에 관객이 2시간 이상 버틸 수 있느냐가 수면 위로 떠오른 셈. 게다가 추위로 방송 촬영 장비 등의 손상, 외국 선수들의 참여 부진, 입장권 판매 하락 등의 우려에 대한 대비도 요구되는 실정이다.


조직윈 관계자는 “추위에 따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열풍을 쏘거나 개인 난방품을 지급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했다.

올림픽플라자는 모두 1226억 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이중 공사비가 940억 원으로 개·폐회식장 593억 원, 기반 및 올림픽 시설 347억 원이 각각 소요됐다. 나머지 286억 원은 주거 보상비에 쓰였다.

횡계리 주민 5000명 안팎의 작은 마을에 1000억 원의 예산이 쓰일 만큼 사후 활용도는 좋을까. 조직위 측은 올림픽이 끝나면 조립식 3만 5000석 좌석을 1만 석으로 줄여 공연장으로 활용하고 올림픽 기념관과 주민 생활체육관 등을 조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공연 특성상, 도시가 아닌 마을 단위의 공연장에서, 그것도 1만 석 규모로 치러지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점에서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또 생활체육관이나 올림픽 기념관 등의 활용사례도 이용객 근접성 등의 문제로 쉽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김기홍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기획사무차장은 “고속철도 완공으로 수도권에서 50분 내외의 거리라는 이점이 발생하면서 문화와 관광의 중심 도시로 탈바꿈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다양한 활용방안을 계속 검토 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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