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 대륙에 창업 붐이 불면서 초기 스타트업 투자부터 기술, 인적 네트워크까지 총 망라해 지원하는 '엑셀러레이터'도 주요 도시에 자리를 잡았다. 특히 최근 2년 동안 스타트업 숫자가 급속히 늘어나면서 각 영역별 전문화된 엑셀러레이터들도 등장했다.
지난 2일 중국 베이징에서 만난 '쟝먼투자(将门投资, 이하 쟝먼)'는 기술 영역에 특화된 엑셀러레이터다. 쟝먼의 멤버 대부분은 중국 MS(마이크로소프트) 엑셀러레이터 출신이다. 이들은 재직 당시 약 126곳의 초기 창업 기업에 투자했다. 투자 기업의 85%는 빅데이터,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분야로 총 시장 가치는 380억 위안이다. 또한 투자받은 기업들의 일반, 기업 가입자를 총합하면 각각 5억 명, 100만 곳에 달한다.
쟝먼이 설립된 배경과 비즈니스에는 중국 기술 스타트업의 현재와 미래가 반영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천치앙 CTO(최고기술책임자)를 통해 중국의 기술, 그리고 스타트업에 관해 더욱 세세한 이야기를 들었다.
기술을 갖고 있는 스타트업과 시장을 갖고 있는 대기업의 연결이 가장 대표적이다. 천치앙 CTO는 "만약 엔터테인먼트 분야 기업이 실시간 자막 기술을 필요로 한다면, 쟝먼에서는 이 기술을 갖고 있는 스타트업 세 곳을 선별해 추천해준다"고 설명했다.
또 하나는 스타트업에 베테랑 기술 인력을 연결해주는 서비스다. 쟝먼의 기술 인력 매칭 서비스는 중국의 빠른 IT 발전 과정과도 궤를 같이한다. 1990년대 말 마화텅, 마윈과 같은 영웅적 리더들을 통해 텐센트, 알리바바가 등장했고, 바이두라는 거대 검색엔진이 중국 IT 기술 발전을 견인했다. 이후 급속히 모바일화를 거쳤다. 숨 좀 돌리나 했는데 이제는 인공지능 시대의 문이 열렸다.
스타트업의 입장에선 빠른 변화에 적응해야 하는데 기술 인력의 부족은 늘 문제로 자리잡고 있다. 쟝먼은 이 간극을 채우기 위해 핵심 기술자 네트워크와 스타트업의 매칭 서비스를 구축했다.
이 밖에 쟝먼은 기술 기업에 대한 투자도 진행하고 있다. 2015년 말 설립된 이래 지난 1년 동안 10곳의 기술 스타트업에 투자를 해왔는데, 투자 분야는 기계학습, 사물인터넷, 사람과 로봇의 소통(NUI), 엔터프라이즈 컴퓨팅 분야다.
올해 쟝먼은 인공지능 영역에 투자와 연결을 강화할 계획이다. 천 CTO는 "중국에서 IT는 더이상 정보통신기술(Information Technology)이 아니며 이제는 혁신과 변화(Innovation Transformation)를 의미한다"며 "앞으로 열릴 인공지능 시대에서 혁신과 변화를 만들기 위해 스타트업과 기술 인력, 스타트업과 대기업을 연결하는 게 더욱 중요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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