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검찰 특별수사본부에 소환됐다. 검찰이 조사를 추진한 지 129일 만이고, 헌법재판소에서 파면이 결정된 지 11일 만이다. 이날 박 전 대통령은 "국민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습니다"라며 담담한 표정으로 특별한 대국민 메시지 없이 조사실로 향했다.
"내가 이러려고 대통령했나 자괴감 들어"라는 유행어를 남긴 지난해 11월4일 2차 대국민담화 때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박근혜의 얼굴변화'를 모아본다.
지난해 11월 29일 3차 담화에서는 2차 담화 때 보였던 "죄송하다", "검찰 수사에 임하겠다" 등의 태도와는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그는 이날 은근한 미소를 띤 담담한 표정까지 보여 누리꾼들로부터 “뭔가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았다. 당시 한 매체에서는 MS표정분석기 결과 ‘무표정’이 지배적이었던 앞선 두 담화 때와 달리 3차담화 때는 ‘행복 수치’가 가장 높게 측정됐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날 그는 “제 대통령직 임기 단축을 포함한 진퇴 문제를 국회의 결정에 맡기겠다”, “일정과 법 절차에 따라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국회에 모든 공을 넘긴 '꼼수 사퇴 선언'이라는 비난이 일었고 이에 국회는 대통령 탄핵 소추안을 발의했다.
그는 이 자리서 의혹들을 적극 부인하고 '억울함'을 강조했다. 또 자신은 전혀 잘못한 것이 없다며 당당하게 이 모든 일은 "완전히 엮은 것"이라고 항변했다. 그는 "국민들께 미안한 생각이고 무거운 마음으로 지내고 있다"면서도 세월호 7시간 행적 및 제3자 뇌물 수수 의혹 등을 적극 부인했다.
이날 그는 탄핵을 주장하는 국민들에 대해 "체제에 반대하는 세력들이 합류한 것"이라고 말했다. 본인을 지지하는 태극기집회에 대해서는 "촛불시위의 두 배도 넘는 정도로 열성을 갖고 많은 분들이 참여하신다"면서 이들이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수호하고 법치를 지키기 위해 추위를 무릅쓰고 시위하는 것"이라며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청와대 대변인 출신 민 의원은 이날 "박 전 대통령이 눈물을 흘리시는 걸 봤다"고 말했다.
이날 박 전 대통령의 전담미용사인 정송주·매주씨 자매는 검찰 출두를 2시간여 앞둔 오전 7시10분쯤 박 전 대통령 사저를 찾았다. 두시간여 정도 올림머리를 손질하고 화장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은 검찰로 향하며 길가에 늘어선 지지자들을 향해 차창에 대고 손을 흔드는 모습도 보였다.
검찰 포토라인에 선 박 전 대통령은 전날 늦게까지 검찰 조사를 준비한 탓인지 다소 부은 얼굴이었다. 하지만 사저를 출발하고 검찰에 도착하면서 중간중간 엷은 미소를 보였다.
누리꾼들은 "얼굴이 진짜 좋아 보인다", "푹 잤는지 얼굴이 부었지만 좋아보인다", "왜 미소를 보이나. 믿는 구석이 있는 것 아닌가" 등의 반응을 보였다.
검찰에 도착한 박 전 대통령은 포토라인에 서서 "국민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습니다"고 밝힌 이후 바로 조사실로 이동했다. 혐의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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