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현재 스타트업이 중요하게 생각하고 고민하고 있는 부분은 무엇일까. 필자가 만나본 스타트업의 사장들은 자금 확보, 영업선 개척, 인재 확보, R&D(연구·개발)에의 노력 등에 대해 중요하게 고민하고 있다. 최근 삼성-애플 소송 사건 이후로는 부쩍 특허권 확보를 중요하게 생각해서인지 어떻게 특허증을 받을 수 있을지 문의하는 경우가 늘었다. 모두 스타트업에 있어서 중요한 고민거리이고 해결해야 할 사안들이다.
하지만 이러한 스타트업 사장들이 매우 중요하지만 간과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 동종기술분야에 산재하고 있는 선행특허들을 찾아보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동종기술분야의 특허를 찾아보지 않으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필자에게 찾아온 어느 스타트업의 사장이 1년 넘게 개발한 기술이라면서 특허를 내겠다고 했는데, 1시간을 찾았더니 동일한 선행특허가 검색 됐다. 1년간의 R&D에 투입한 노력이 상당 부분 아깝게 된 것이다. 이러한 사례로부터 알 수 있듯 동종기술분야에 산재하는 특허들을 소량이라도 찾아보고 분석해 자신들이 연구개발하는 아이템이 기존에 있는 것인지 확인해야 한다. 그래야 스타트업의 한정된 인력과 자금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동종기술분야의 특허를 가능한 많이 찾아보는 스타트업은 매우 드물다. 일단 시간이 많이 걸린다고 생각해 엄두를 내지 못한다. 하지만 이는 다음과 같이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일례를 살펴보자.
필자에게 찾아온 어느 스타트업의 사장이 자신의 기술은 A+B+C 로 이루어져 있고 전세계적으로 본 적이 없다는 말을 했다. 참고로, A+B는 기존의 기술이고 C는 개량된 기술이다. 그런데 가능한 많은 선행특허를 찾고 이를 분석하다보면, A+B를 권리범위로 가지고 있는 원천특허의 존재를 알게 된다. A+B를 포함하되 C와 일부 유사하면서 일부 다른 면도 있는 C’, 그리고 C”와 같은 요소가 포함된 기술의 존재를 알게 된다, A+B를 포함하되 C와 다른 방법으로 구현된 D와 같은 요소가 포함된 기술의 존재도 알게 된다.
이를 통해 스타트업은 최초의 성지의 위치(원천특허의 위치)를 알수 있어 자신이 그로부터 얼마만큼 떨어진 위치에 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게 된다. 자신이 나아가야 할 여정의 방향으로서 C가 올바른지 D가 올바른지에 대한 판단도 할 수 있고, C가 올바르다고 판단할 경우 C’, C” 등으로 사업을 하는 경쟁사와의 비교를 통해 해당 스타트업의 강점과 약점을 판단하고 고민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동종기술분야의 특허를 가능한 많이 찾아보는 길을 통해 스타트업이 나아가야 할 거시적 방향을 파악할 수 있다.
동종기술분야의 특허를 가능한 많이 찾아보고자 하는 스타트업에게 한 가지 더 당부하고 싶은 점은 미국 특허는 최대한 많이 찾아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전 세계 가장 중요한 기술들은 전부 미국으로 모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 특허만 샅샅이 살펴보아도 스타트업이 나아가야 할 거시적 방향을 꽤 정확히 잡을 수 있다.
[저작권자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