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의 파면 결정을 받아든 정치권은 탄핵을 이끌어낸 국민들의 뜻 앞에 겸허히 고개를 숙였다. 동시에 60일 후 치러지는 대선을 향해 바쁜 걸음을 재촉했다.
여야 대선주자들은 10일 헌법재판소가 박 전 대통령의 탄핵 인용을 선고하자 국민의 승리라고 일제히 환영했다. 또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가야 한다는 데 한목소리를 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박광온 수석대변인을 통해 입장을 내고 "이제 나라를 걱정했던 모든 마음들이 하나로 모아져야 한다"며 "대한민국은 이 새롭고 놀라운 경험 위에서 다시 시작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전 대표는 자택에서 헌재 선고를 지켜본 후 진도 팽목항으로 향했다. 세월호 참사에 박 전 대통령의 국정 무능이 상징적으로 드러났다고 보고 사고 희생자들을 위로, 추모한다는 차원이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그동안의 갈등을 뛰어넘고 하나 되어 새로운 대한민국을 건설해야 한다"며 "반목과 갈등의 시대를 끝내고 대한민국 모두가 화합하고 통합하는 새로운 시대로 나아가자. 민주주의 헌법 정신으로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자"고 통합의 메시지를 띄웠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헌재의 결정을 국민과 함께 눈물로 환영한다"면서 "철저히 청산해야 진정한 통합이 되고 공정한 나라를 만들어야 화합의 꽃을 활짝 피울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는 "탄핵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며 "이제 대한민국은 미래를 향해 새롭게 전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철수 전 대표는 "국민 대통합의 책임을 다하고 무너진 정의를 바로 세우겠다"며 "국민과 함께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범여권 대선주자들은 다소 무거운 어조로 탄핵의 상처를 어루만질 필요성을 강조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은 박 전 대통령을 향해 "인간적으로는 깊은 회한과 안타까움에 마음이 아프다"면서도 "진심으로 승복을 말해주시고 화해와 통합을 말해달라"고 호소했다. 또 "이제 분열을 끝내고 다시 하나가 돼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며 "더이상 분열과 대립으로 대한민국을 후퇴시켜선 안 된다. 통합의 길에 앞장서는 자세를 보여주자"고 말했다.
홍준표 경남지사는 “유감스럽지만 헌재결정은 받아들인다”면서 “이제는 대란대치를 해야할 때”라고 짦은 소감을 밝혔다.
남경필 경기지사는 "위대한 국민의 힘을 믿는다. 다시 새로운 시작"이라며 "협치와 연정으로 화합과 안정에 매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야 각당은 탄핵심판 선고 전후로 긴급 의원총회를 개최하는 등 정국 대응책에 고심했다.
탄핵심판 불복을 두고 당내 논란이 일었던 자유한국당은 "집권여당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면서 머리를 조아리고 사죄했다. 인명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자유한국당은 이제 집권여당이 아니다"며 "공당으로서 분골쇄신의 각오로 정치개혁 국가개혁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또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는 마음으로 국정을 수습하고 국론을 통합하는 모든일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바른정당은 32장의 국회의원직 사퇴서를 준비한 채 탄핵심판 선고를 지켜본 후 인용 결정이 내려지자 "국정농단 세력과 결별하고 황량한 벌판에 나와 대통령 탄핵을 주도했던 것이 바른 선택이었고 옳은 결정이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숙연해했다. 정병국 바른정당 대표는 새누리당 탈당과 창당, 탄핵까지의 소임을 다했다며 당대표직에서 물러났다.
탄핵을 주도했던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헌재의 판결이 위대한 국민의 승리라고 평가하고 정권교체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오로지 국민만을 생각하는 정치로, 국민과 함께 하는 정치로 탄핵 국면에서 갈라진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치유하고 보듬어 가겠다"며 "이제 우리 사회 곳곳에 뿌리내린 ‘낡음’을 끝내고 ‘새로움’으로 채워나가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촛불과 태극기를 하나로 모으고, 광화문 광장과 시청 광장을 통하게 할 것"이라며 "국민 통합 세력, 합리적 중도개혁 세력, 경륜과 경험을 갖춘 세력, 미래 전문가들이 모든 힘을 합쳐서 새로운 대한민국 건설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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