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련하다 vs 씁쓸하다" 탄핵인용 4050 표정

머니투데이 윤준호 기자 | 2017.03.10 12:11

[朴 대통령 파면]상당수 "헌재 결정 박수로 환영"…일부 TK 시민 "인정 못해" 발끈

4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19차 촛불집회에서 시민들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임성균 기자
"당연하다. 후련하다. 씁쓸하다. 말도 안 된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인용을 접한 4050 중장년층 반응은 적극 환영부터 납득 불가까지 극에서 극으로 나뉘었다. 헌법재판소 결정을 반기는 쪽이 다수였지만 여전히 마음만은 '기각'인 경우가 적잖았다.

수도권에서 공기업을 다니다 지난해 퇴직한 정윤원씨(58)는 "헌정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이 못내 부끄럽고 안타깝지만 헌재의 결정만은 박수로 환영한다"며 "지난 5개월간 국정농단 사태로 침몰한 박근혜호(號)를 수면 위로 이끈 헌재의 인용 결정은 당연한 선택"이라고 밝혔다.

주부 손희원씨(48)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불붙은 탄핵정국에 비로소 마침표가 찍혀 속이 다 시원하다"고 말했다. 손씨에게는 올해 22세, 21세에 접어든 연년생 아들이 둘 있다.

손씨와 아들 둘은 지난해 10월29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1차 촛불집회 때 함께 현장에 나갔다. 손씨는 "믿지 않았던 비선실세가 실제 존재하는 사실에 배신감을 느꼈다"고 집회 참여 이유를 밝혔다.

탄핵 정국이 반년 가까이 지속되면서 아들 둘은 주말마다 집회에 나갔고 일상생활에 피해를 봤다.

손씨는 "하루빨리 탄핵안이 인용돼야 예전의 정상적인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며 "꽤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이제라도 기각이 아닌 인용이 결정돼 무거웠던 마음이 한결 후련하다"고 말했다.


탄핵안 인용이 탐탁지 않은 이들도 있다. 경북 한 지방에서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권모씨(55)에게 박 대통령 탄핵은 받아들이기 힘든 사실이다.

권씨는 18대 박 전 대통령도, 17대 이명박 전 대통령도 '자기 손으로 뽑았다'고 자부한다. 그랬던 박 대통령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내려오는 건 권씨 자신의 인생에서 겪어보지 못한 실패와 같다.

권씨는 "내 손으로 뽑은 대통령이 비록 잘못을 했더라도 이처럼 떳떳하지 못한 결말을 맞게 된 데에 씁쓸한 감정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헌재 결정에 반발하는 경우도 있다. 대구에 사는 안형직씨(55)는 "국정농단 사태의 주범은 최순실과 그 주변 인물들"이라며 "하는 수 없이 엮이게 된 박 대통령을 탄핵하는 건 정치적인 공작이자 여론에 휩쓸린 헌재의 모습이 그대로 투영된 결과"라고 밝혔다.

전역 군인 고모씨(57)는 "갑자기 터진 국정농단 사태에 급물살을 타고 진행된 탄핵정국, 그리고 그 와중에 정신없이 이뤄진 헌재의 탄핵안 심판까지 일련의 과정이 너무나도 급작스러웠다"며 "여론몰이로 맞닥뜨린 대통령 탄핵은 말도 안 되고 인정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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