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탄핵안 선고를 하루 앞둔 9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주변에는 이른 아침부터 긴장감이 감돌았다.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 회원 100여명은 이날 오전 8시부터 지하철 3호선 안국역 5번 출구 앞에 자리 잡았다.
태극기와 성조기가 등장했고 '탄핵 각하' 목소리가 방송차 스피커를 타고 쩌렁쩌렁 울렸다. 집회 현장으로부터 200여m 떨어진 헌재 인근에서도 구호가 생생히 들렸다. 방송은 경찰의 소음 수준에 대한 경고가 있고 나서야 한풀 꺾였다.
시간이 지날수록 탄기국 집회는 세를 불려갔다. 오전 10시부터 회원들이 본격 집결하기 시작했다. 보수단체 '엄마부대'도 가세했다. 오전 11시 현재 200여명이 모였다. 한때 일부 참가자들이 인도를 넘어 도로에 나오면서 경찰과 마찰도 빚었다.
헌재 앞은 오전부터 한산한 분위기다. 탄핵 반대를 주장하는 시민은 5~6명이 전부다. 모두 1인 시위다. 이밖에 소규모 게릴라(불시) 집회가 열렸지만 과격 양상이나 충돌은 없었다. 경찰 제지에 따라 마이크나 확성기를 사용하지 못해 큰 소음도 발생하지 않았다.
이날 탄핵 인용을 촉구하는 집회는 오전 11시 대학생들 중심으로 시작했다. 21세기 한국대학생연합은 헌재 방면으로 가는 안국역 사거리에서 '카운트다운 24시간, 기각이면 항쟁이다'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튿날 오전 11시 열리는 박 대통령 탄핵안 선고 시간에 맞춘 퍼포먼스다.
탄핵 찬반 양측은 이날 오후 본격 세 불리기에 나설 전망이다. 경찰 관계자는 "탄핵반대 집회의 경우 지방 참가자들이 현재 전세버스로 올라오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며 "탄핵 찬성 집회도 이어지면서 오후 2시 이후 양측 사이 세 대결이 펼쳐질 수 있다"고 말했다.
탄기국은 헌재가 탄핵심판 선고일을 발표한 전날 오후부터 이날을 포함해 선고일인 10일, 이튿날인 11일까지 '3박4일' 철야 집회에 들어갔다.
촛불집회 주최 측인 '박근혜 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이날 저녁 7시 광화문 광장에서 평일 집회를 연다. 집회 이후에는 헌재 방향으로 행진한다.
탄핵심판 선고일인 10일에는 오전 9시부터 헌재 앞과 안국역 1번 출구 인근에 모여 오전 11시 시작하는 탄핵심판 선고를 생중계로 시청한다. 토요일인 11일에는 20차 촛불집회를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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