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2015년 8월 설립된 AI엔젤클럽은 19개월동안 BLH아쿠아텍, 플라즈맵, 지냄, 베이비프렌즈, 팀와이퍼, 엘메카 등 12개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이중 한국벤처투자의 매칭투자 등 VC의 후속투자를 유치한 것이 9곳이나 된다. 통상 국내에서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엔젤은 투자경험 부족 등으로 VC의 후속투자가 이어지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성과다.
AI엔젤클럽이 투자한 스타트업이 VC의 주목을 받는 것은 전문성 때문이다. AI엔젤클럽은 치과의사 8명을 비롯해 의사, 창업대학원 교수 등 총 21명의 전문직 종사자들이 각 분야의 전문성을 살려 기업심사, 투자심의 등을 진행한다. 이중 전문엔젤투자자도 4명이나 된다.
AI엔젤클럽은 두 달에 한 번 예비투자대상 스타트업 3곳을 선정하고 회원(엔젤)들에게 선보여 이중 1~2개 기업에 최소 5000만원을 투자한다. 여기에 동시투자나 매칭투자가 이뤄지면 기업 입장은 최소 수억 원의 자금을 유치할 수 있다.
투자성과도 VC 못지않다. 2015년 11월 투자한 BLH아쿠아텍이 대표적이다. AI엔젤클럽은 당시 5500만원을 투자했는데 이후 한국벤처투자가 매칭투자로 1억원, VC가 5억원, 서울산업진흥원이 1억5000만원을 투자하면서 총투자액이 8억500만원에 달했다. BLH아쿠아텍의 기업가치는 당시 25억원에서 현재 80억원으로 3배 이상 커졌다.
일회성 투자가 아닌 지속투자도 AI엔젤클럽의 특징이다. AI엔젤클럽은 2015년 12월에 투자한 지냄에 3차에 걸쳐 투자했고 엘메카엔 지난해 4월, 12월 2차례 투자했다. 덕분에 두 기업은 모두 VC로부터 후속투자를 유치했다. AI엔젤클럽이 이같이 알짜 스타트업을 쏙쏙 뽑아내자 VC업계의 시각도 바뀌고 있다. AI엔젤클럽의 회원을 심사역으로 스카우트할 정도다.
포스코에서 자원투자매니저로 일하면서 AI엔젤클럽의 기업심사를 맡은 김지훈씨가 대표적이다. 김씨는 현재 VC인 패스파인더에이치(pathfinder H)의 심사역으로 활동 중이다.
최 회장은 “청년창업가를 지원했던 전문 엔젤들이 VC업계로 이동하는 사례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VC 인력난 해소와 스타트업 활성화를 위해 엔젤클럽 심사역의 투자경력을 인정하는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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