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진출 스타트업, 현지 인력 '특성' 활용하자

머니투데이 이철원 밸런스히어로 대표 | 2017.03.21 03:00

[이철원의 '스타트업 글로벌 진출 이야기']<2>현지 인력 채용·관리의 어려움

이철원 밸런스히어로 대표.
해외에 진출한 스타트업은 현지 직원을 어떻게 다루고 어떤 사람을 채용할 것이냐를 고민한다. 해외에서 현지 담당자와 직원을 채용하고 일을 맡기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아무리 일 잘하는 현지 경력자를 뽑아도 마음을 놓기 힘들다.

우리가 흔하게 하고, 듣는 말인 '미안하다'와 '고맙다'는 말을 인도에선 듣기가 어렵다. 잘못했다고 인정하면 바로 처벌하는 카스트계급 문화가 남아 있어서다. 때문에 잘못을 솔직히 인정하고 넘어가기보다 거짓말로 상황을 모면하려는 문화가팽배하다. 고맙다는 말 역시 계급적으로 그런 말을 할 위치가 되지 않거나, 지위가 높아 당연히 듣는다고 생각한다. 문화가 이렇다 보니 인도 직원들은 가끔 정말 무책임하다고 느껴질 만큼 업무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거나 고마움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같은 아시아권이지만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사람들도 한국과 전혀 다른 업무스타일을 갖고 있다. 무엇보다 업무속도나 업무완성도가 한국직원들에 비해 떨어지기 때문에 경영자 입장에서는 답답할 수밖에 없다. 시키는 일 이상을 바래선 안 되고 느려도 해낼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그렇다고 사업을 그만둘 순 없으니, 이들과 조화를 이룰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적용해야 한다.

해외 직원들의 단점을 고치기보다 특성을 잘 활용해야 한다. 인도 직원들은 책임 회피를 많이 하는 대신, 상사나 지위가 높은 사람들에게 순종적이고 칭찬에약하다. 때문에 인도에선 지위가 높은 사람에게 구체적으로 지시하고 엄격해야 한다. 적절한 칭찬도 해야 한다. 답답하다고 질책만 해선 안 된다.


회사의 방향과 계획을 공유해 동기부여를 주는 것도 중요하다. 기계적으로 일하는 직원들로 만들면 안 된다. 능력이 출중한 직원들에게는 회사의 계획과 방향을공유하는 게 엄청난 동기부여가 된다. 직원을 업무성과에 따라 적절히 승진시켜 다른 직원들을 관리하도록 전권을 주는 것도 필요하다. 인도 지사의 알록이라는 현지 직원은 매니저급으로 승진하면서 현재 인도에서 누구보다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직원 중 한 명이 됐다.

인도인들은 어떤 이슈에 참여하고 토론하는 것을 좋아한다. 서비스 개선점 파악과 새로운 아이디어 적용에 인도 직원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현재 서비스 개선을 위해 꾸준히 진행하고 있는 사용자 설문조사나 현장에서 서비스에 대한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는 행태조사는 모두 인도 직원들 주축으로 진행한다. 친구들이나 지인에게도 적극적으로 서비스의 개선할 부분을 묻기도 한다. 한국인 눈으로 봤을 때에는 업무속도가 너무 느리고 답답할 수 있지만, 그들의 특징을 잘 활용하면 높은 성과를 얻을 수 있다.

스타트업에 있어 해외 진출은 가능성과 위험성을 동시에 안겨준다. 특히 같은 문화권이 아닐 경우 위험성은 더욱 클 수 있다. 위험성을 가능성으로 변화시키기 위해선 현지 직원의 특성과 장점을 잘 활용해야 한다. 무엇보다 빠른 한국업무 문화에 무조건 맞추려고 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 다른 부분에서 장점을 잘 활용하고 당근과 채찍을 적절히 주는 전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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