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모순, 부조리에 맞선 임꺽정…지금 우리의 이야기"

머니투데이 박다해 기자 | 2017.03.04 11:16

뮤지컬 '임꺽정, 그가 온다!'의 배우 정흥채 "핍박받은 백성들이 모여서 다시 일어서는 역사 담았다"

SBS드라마 '임꺽정'에서 임꺽정 역을 맡았던 배우 정흥채는 20년 만에 다시 임꺽정을 소재로 한 뮤지컬 무대에 선다. /사진제공=극단 민들레

임꺽정 사후 10년, 탐관오리들의 횡포는 여전하다. 주인공 서우는 성실하게 일하지만 사회구조의 높은 벽에 좌절한다. 서우와 혼인을 약속한 난희는 마름의 농간에 당한다. 둘은 학정에 못 견뎌 결국 산으로 들어가 임꺽정의 탈을 쓰고 싸우는 의적 무리가 된다. 무리가 관군에 포위되자 백성들이 나선다. 그들은 모두 탈을 쓰고 자신이 임꺽정이라고 외친다. 오는 26일까지 대학로 예그린씨어터에서 선보이는 뮤지컬 '임꺽정, 그가 온다!' 이야기다.

"핍박받고 헐벗고 굶주린 백성들이 모여서 다시 일어서는 역사를 담았죠."

3일 배우 정흥채씨는 머니투데이와의 통화에서 뮤지컬 '임꺽정, 그가 온다!'에 대해 "해학과 풍자가 녹아있는 전통 연희, 광대놀음"이라며 "조선시대만이 아닌 지금 우리의 이야기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그는 1996년 SBS드라마 '임꺽정'에서 임꺽정 역을 맡아 인상 깊은 연기를 펼치며 연기대상 남자신인상을 수상한 바 있다. 20년 만에 다시 임꺽정을 소재로 한 공연 무대에 서는 셈이다. 이번 공연에선 고아인 난희를 데려와 딸처럼 키우는 '가파치' 역을 맡았다.

정 씨는 "임꺽정은 결국 그 시대에 사람답게 살아보고 싶은, 열심히 살고자 하는 한 사람인데 당시 사회가 그렇게 살게 놔두질 않는다"며 "사회 모순도 많고 부정부패도 많기 때문인데 결국 지금도 마찬가지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의 말대로 작품은 한국사회의 모습을 고스란히 반영한 듯 하다. 해당 뮤지컬을 제작한 극단 민들레 측은 "부패하고 무능한 관료들이 탐욕스럽게 사리사욕만 챙기면 언제든 임꺽정으로 상징되는 민초들이 일어선다"며 "사회 변화를 갈망하는 사람들과 공연이 어떻게 만날 수 있을 것인가 고민하면서 작품을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송인현 연출은 우리 춤과 우리 가락을 공연에 자연스럽게 녹여낸다. 탈춤과 검무가 무대를 채운다. 배우가 직접 연주하는 거문고와 생황 소리도 흐른다. 극이 끝날 무렵엔 무대 위의 배우와 관객이 모두 한 명의 '임꺽정'이 된다.

"극 중에도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을 때, 헐벗고 굶주린 백성들의 마음이 하나로 뭉쳤을 때 움직이지 않을 것 같던 거대한 산이 민중에 의해 움직여질 것이다'란 대사가 나오거든요. 들꽃과 같은 민중은 밟히고 또 밟혀도 다시 일어서서 예쁜 한송이 꽃을 피우지 않습니까."

정씨는 20년 만에 다시 임꺽정 공연에 서는 감회를 이 같은 대사로 갈음했다. '임꺽정 정신'이 '현재진행형'이란 설명이다. 그는 임꺽정을 주인공으로 하는 또 다른 뮤지컬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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