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현대차 사드 영향 제한적…中 제재는 자해"

머니투데이 박계현 기자 | 2017.03.03 14:33

타업종과 달리 中서 조립·생산… 합작법인 형태 운영도

지난해 10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창저우공장의 첫 번째 생산 모델인 위에나에 기념 사인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차 창저우
중국의 사드 배치 보복 우려가 자동차업종으로도 불똥이 튀었다.

3일 오후 2시 20분 현재 현대차가 전일 대비 7000원(4.71%) 내린 14만1500원에 거래 중이다. 기아차 역시 전일 대비 550원(1.48%) 내린 3만6550원으로 약세다.

현대차나 기아차가 지난 2012년 중국과 일본의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열도) 분쟁' 사태처럼 중국 내에서 사드 보복의 타깃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주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앞서 중국 웨이보에 중국 소비자가 벽돌로 현대차를 파손한 사진이 공개되면서 투자자들의 공포심을 자극하고 있다.

중국과 일본의 2012년 9월 댜오위다오 분쟁 당시 그해 일본업체의 공장·자동차영업소 등이 문을 닫았고, 중국 전역에 일본차 불매운동이 확산됐다. 토요타는 10월 판매량이 전년 대비 44.1% 감소했으며 닛산은 41%가 감소했다.

중국은 현대·기아차의 최대 시장으로, 현대차는 지난해 중국에서 114만2000여대를, 기아차는 65만여대를 팔았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자국의 노동력과 부품공급망을 활용하는 현대차나 기아차에 중국 정부가 직접적인 제재를 가할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기업분석팀장은 현대차의 중국시장 전망에 대해 "아직 판매데이터가 나오지 않아 부정적으로 생각하기는 어렵다"고 전제한 뒤 "중국 소비자들의 감정이 어떻게 변화할지가 결국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동차업종은 화장품 등 여타 업종과는 달리 조립·생산시설이 모두 중국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현지 파트너와 합작법인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현대차에 대한 제재는 중국 정부로선 자국 경제에 자해를 하는 것이나 다름없어 그 정도 수준까지 갈지는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이명훈 HMC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북경현대기차, 둥펑위에다기아 등 50대 50 합작법인 형태로 운영되고 있어 중국 정부가 경제적인 제재를 가한다고 해도 실익이 별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한심리 확대시 공장가동률에 영향 불가피=그러나 올해 현대차가 중국 시장에서 큰 폭의 설비투자에 나섰다는 측면에선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다.

현대차는 현재 중국 베이징(3개)과 창저우(1개)에 승용차 공장과 쓰촨성(1개)에 상용차 공장을 운영 중이며 오는 8월쯤 충칭에도 5공장을 열 계획이다. 기아차도 옌청에 3개 공장을 가동 중이다.

고 팀장은 "그간 현대차는 경제가 가파르게 성장하는 중국 중·서부 지방을 타깃으로 대규모 설비투자에 나섰으며 지난해 4분기 창저우공장이 가동을 시작한데 이어 8월 충칭 가동을 앞둔 상태"라며 "한국 제품에 대한 이미지가 나빠져 판매가 둔화되면 공장 가동률이 낮아져 운영에 부담이 따른다"고 설명했다.

특히 완성차에 앞서 선투자에 나선 부품공급망의 경우 가동률이 낮아지면 당장 현금흐름에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현대차 부품공급사들은 중국 시장의 높은 영업마진을 보고 이미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한 상태이다.

4공장인 중국 창저우공장의 경우 연간 2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케파(생산설비)를 갖췄으며 5공장은 연간 30만대 케파로 올해는 한 종류 차종을 10만대 생산할 계획이다.

김준성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현실적으로 현 상황에서 기업의 펀더멘털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없기 때문에 공포심은 지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3일 발표된 1월·2월 판매 실적이 굉장히 좋지 않아 투자자 입장에선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기 어려운데 정치적 리스크에 대한 불확실성까지 더해진 셈"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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