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자식 돌보는 엄마, 눈물 닦아줄래요"

머니투데이 이원광 기자 | 2017.02.28 04:30

[피플]제프리 존스 한국RMHC 회장, 환아가족 위한 쉼터 건립

제프리 존스 한국로날드맥도날드하우스 회장 / 사진제공=한국로날드맥도날드하우스
“아픈 아이의 엄마들을 위해 시작했습니다.”

제프리 존스 한국로날드맥도날드하우스(한국RMHC) 회장(65·사진)은 지난 23일 서울 종로구 김앤장 사무실에서 머니투데이와 만나 “아이가 아프면 가족들의 삶도 엉망이 된다”고 강조했다.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AMCHAM) 회장을 역임하고 36년간 로펌 김앤장 변호사로 활동해온 그가 병원 인근 환아가족을 위한 쉼터 건립 사업에 뛰어든 이유다.

존스 회장은 취임 직후인 2015년 소아암 환아 가족들을 일일이 만나며 환아 아버지는 직장생활을 포기하고 환아 형제들은 방치된 모습을 지켜봤다. 특히 아픈 아이의 간병을 위해 자신의 삶을 포기하는 어머니들을 보면서 수차례 고개를 떨궜다고 한다.

그는 “아이들을 위해서 한다고 하지만 사업의 직접적인 계기는 불쌍한 엄마들 때문”이라며 “24시간 병원 안에 머무는 시설이 없어 몇 시간에 걸쳐 집과 병원을 왕복하면 자신은 물론 다른 가족의 생활까지 엉망이 된다”고 말했다. 현재 소아암 전문 의료진과 시설이 우수하다고 알려진 일부 병원에 전국 환아와 가족이 몰려드는 상황이다. 한국RMHC는 양산 부산대병원 등 5개 병원 인근에 쉼터를 마련하는 것을 1차 목표로 삼았다.


이번 사업이 재정적 지원만을 위한 것은 아니라고 존스 회장은 강조했다. 그는 “돈이 몇백억, 몇천억이 있어도 병든 아이를 바라보는 부모의 아픔은 해소되지 않는다”며 “아이가 아픈데 돈이 많다고 병원 인근 호텔에서 편하게 지낼 수 있겠는가”라고 했다. 그는 또 “부자들도 아이가 아프면 엄마, 아빠가 마음고생하는 건 마찬가지”라며 “날씨도 좋고 소득수준이 높아 살기 좋은 동네로 꼽히는 미국 샌디에이고에 미용실 등 각종 시설을 완비한 환아 쉼터가 있는 이유”라고 말했다.

존스 회장은 재단사업을 우려하는 대중의 시선을 파악하고 있었다. 존스 회장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서 보듯 재단운영을 명목으로 사익을 챙기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도 한국RMHC의 투명한 운영을 통한 신뢰회복은 재단 운영진의 의무라고 강조했다. 재단운영을 위해 1억원 상당의 자비를 사용한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존스 회장은 “오해 여지를 주지 않기 위해 모범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부담을 늘 느낀다”며 “우리 국민들이 기부와 봉사를 통해 스스로 뿌듯함을 느끼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존스 회장은 “나도 아버지”라며 이번 사업을 묵묵히 진행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는 “누구나 애들을 키우면서 아플 때가 있고 부모는 패닉에 빠질 수밖에 없다”며 “편히 쉬지도 못하고, 좋은 일이 생기더라도 힘이 안나는 게 부모의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환아 가족은 정부의 손길이 닿지 않는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며 “이들에게 따뜻한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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