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세]건설수주 빙하기 도래··· 대비 절실하다

머니투데이 서동욱 기자 | 2017.02.28 04:35

[우리가 보는 세상]

“지난 몇 년간 분양실적이 좋았지만 ‘반짝 호조세’였죠. 하지만 생존을 걱정해야 할 시기가 조만간 닥칠 겁니다.” 최근에 만난 굴지의 대형 건설사 임원이 한 말이다.

국내 건설업계가 안팎으로 힘들다. 정부의 SOC(사회간접자본) 투자 축소, 침체기로 접어든 주택경기, 부진의 끝이 보이지 않는 해외건설 등 사방을 둘러봐도 좋은 징후를 찾기 어렵다.

국내 건설시장은 2014년부터 회복됐다고 하지만 주로 국내 주택수주에 의존한 단기 상승국면이었다. 사실상 아파트 건설로 연명했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주택수급과 정책기조에 따라 건설경기는 언제든 급랭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올해는 우선 주택시장 침체 가능성이 악재로 꼽힌다. 지난해 11·3 부동산대책 이후 분양시장이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되고 주택 금융규제 강화가 본격화하면서 주택시장은 상당기간 침체가 예상된다.

분양시장에선 중도금 대출규제 여파가 지속된다. 한국주택협회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이후 집단대출 협약을 체결하지 못한 사업장 규모가 올해 1월 기준으로 9조원(3만9000가구)에 달한다.

건설업계에서는 “정부가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중도금 대출을 옥죄는 사이 주택 업계뿐 아니라 무주택 서민까지 큰 피해가 돌아간다”고 호소한다. 가계부채가 중요한 과제이긴 하지만 무차별적인 대출규제가 오히려 더 큰 가계부채의 부실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해외시장도 여전히 안갯속이다. 지난해 해외 수주액은 281억달러에 그치며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바닥을 찍고 올해 반등할 것이라는 희망적인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2월 27일 기준 해외건설 수주액은 28억달러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기간 50억달러에 크게 모자란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2020년까지 SOC 예산을 연평균 6.0%씩 줄이기로 한 결정했다. 건설업계를 더욱 어렵게 만들 것이 분명하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SOC 투자가 충분했고 국민소득 증가에 따라 건설투자 비중을 줄여야 한다는 것이 정부의 시각이다. 하지만 SOC 노후화로 인해 오히려 2020년대부터는 SOC 재투자와 개량수요가 급증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2~3년간 건설수주는 국내와 해외 모두 ‘수주 빙하기’에 접어들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 때문에 국가적 지원과 건설사들의 자구노력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은다. 타당성 있는 프로젝트라면 정부금융뿐 아니라 민간금융의 개발금융화 등 다양한 방법을 시도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조기 대선이 가시화되면서 주택시장의 불확실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차기 정권이 부동산 시장을 어떤 시각으로 보느냐에 따라 시장은 더욱 요동칠 수 있다. 건설기업의 생존과 지속경영을 위한 다양한 전략이 절실한 상황이다.

베스트 클릭

  1. 1 의정부 하수관서 발견된 '알몸 시신'…응급실서 실종된 남성이었다
  2. 2 "건드리면 고소"…잡동사니로 주차 자리맡은 얌체 입주민
  3. 3 [단독]음주운전 걸린 평검사, 2주 뒤 또 적발…총장 "금주령" 칼 뺐다
  4. 4 22kg 뺀 '팜유즈' 이장우, 다이어트 비법은…"뚱보균 없애는 데 집중"
  5. 5 "이대로면 수도권도 소멸"…저출산 계속되면 10년 뒤 벌어질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