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업계 항공기에 꽂혔다…대체투자 대안으로 급부상

머니투데이 김명룡 기자, 김도윤 기자 | 2017.02.27 04:34

증권사·연기금·자산운용사 등 항공기 투자 잇따라…10년 이상 장기 계약에 5~6% 안정적 수익률 강점

국내 투자업계에서 항공기가 투자 대안으로 급부상했다. 주요 증권사뿐 아니라 연기금과 공제회, 자산운용업계에서 잇따라 항공기 투자에 나서고 있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군인공제회는 최근 에어아시아와 장기 할부계약이 체결된 항공기에 약 20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약 12년간 운용할 계획으로, 예상 연간수익률은 약 5.5%다.

군인공제회 관계자는 "미국이나 유럽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존 금융시장이나 부동산 쪽 전망이 좋지 않다"며 "항공산업은 2030년대 후반까지 경제성장률보다 높은 연 4%대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시아지역에서 중산층이 늘어나면서 비행기 이용에 대한 수요가 많을 것으로 본다"며 "새로운 항공기 투자에 대해서도 계속 검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군인공제회는 지난해 아랍에미리트(UAE) 에미레이트, 대만 중화항공 등 항공사의 중대형 항공기 펀드에 약 430억원을 투자했다. 해외 주식이나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이 높다고 판단, 대체투자 분야 수익률의 안정성을 높이는 차원에서 항공기 투자로 시선을 돌렸다.

특히 항공기 펀드의 경우 후순위채권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투자하기 때문에 비교적 안정적인 이자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항공기펀드의 투자기간은 10년으로 장기적인데다 기대수익률이 5.5~6.5% 수준으로 중수익을 추구한다.

항공사에선 부담스러운 항공기 구입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임대비용으로 노선을 운영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마다할 이유가 없다. 다만 항공사가 부도를 당하면 원금을 회수하기 어려울 수 있고, 투자기간 동안 항공기 노후로 인한 자산가치 하락이라는 리스크는 감수해야 할 부분이다.

국내 투자 시장에서 항공기 투자가 시작된 지 약 10년이 지났지만 리스크대비 수익률이 높지 않다는 인식이 있던 게 사실. 최근 글로벌 저금리, 저성장 기조가 이어지면서 안정적으로 5~6% 수준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항공기 투자가 더욱 주목받고 있는 셈이다.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역시 항공기 투자를 대안으로 삼는 분위기다.

KTB투자증권이 지난 20일부터 이틀간 개최한 글로벌 항공기 금융 컨퍼런스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 행사에는 국내외 투자자 등 70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투자자를 찾는 항공기 리스회사와 기관투자자 등이 투자 정보률 교류하고 항공기 투자 구조에 대한 이해도를 높였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12월 펀드로 항공기를 인수한 뒤 싱가포르항공과 리스계약을 체결했다. 또 이달에도 UAE의 에티하드항공이 운영하는 항공기를 매입하는 투자를 확정했다.

트러스톤자산운용, 유진자산운용, 흥국자산운용 등 자산운용사 역시 항공기 투자 전담 인력을 두는 등 공을 들이고 있다. 국내 투자업계에서 대체투자 비중을 높이는 움직임이 활발한 가운데 항공기 투자가 대체투자의 한 축으로 자리잡는 분위기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전통적인 기업 자금조달 시장인 IPO나 증자, 혹은 회사채 등에선 금융투자업계 간 경쟁이 심해지며 수익이 크게 나지 않는다"며 "증권회사의 수익성을 회복하기 위해 항공기나 SOC 사업 등 대체투자 분야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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