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빵]'싱글라이더' vs '루시드드림'…관객들을 위한 약스포

머니투데이 김현아 기자, 박광범 기자, 홍재의 기자 | 2017.02.25 08:29

22일 나란히 개봉한 '싱글라이더' '루시드 드림' 흥망포인트

22일 개봉한 영화 '루시드 드림'과 '싱글라이더'.

지난 22일 나란히 개봉한 영화 '싱글라이더'와 '루시드 드림'. 주말에 극장을 찾아 '어느 영화를 볼까' 고민할 관객들을 위해 영화를 보고 온 꿀빵 기자들이 두 영화의 흥망포인트를 짚어봤다.

김현아 : '루시드 드림'은 제목 그대로 루시드 드림을 소재로 한 판타지 영화다. 루시드 드림이란 '이건 꿈이야. 난 지금 꿈을 꾸고 있는 거야'라고 수면자 스스로 다 알면서 꾸는 꿈을 말한다. 한자로 자각몽(自覺夢)이라 한다.

영화의 줄거리를 요약하자면 '대호(고수)가 루시드 드림을 통해 3년 전 납치된 아들을 찾는 눈물겨운 이야기'다. '루시드 드림'이란 신선한 소재에 진부하기 짝이 없는 '부성애'를 더해 눈물즙을 짜내려 했으나 결과는...망했다.

홍재의 : '싱글라이더'는 홀로 여행하는 사람을 뜻한다. 영화 '싱글라이더'는 가족간의 사랑을 다룬 미스터리 드라마로 분류할 수 있겠다. 여기 출연하는 이병헌(강재훈 역)과 안소희(유진아 역)가 바로 싱글라이더다.

전체적인 줄거리는 증권회사 지점장이자 기러기 아빠인 강재훈(이병헌)이 호주에서 유학하고 있는 자신의 아내 이수진(공효진)과 아들을 찾아 나서는 내용이다. 영화 중반부가 다소 지루할 수는 있으나 영화 전체의 짜임새는 제법 괜찮은 편이다.


김현아 : '싱글라이더'의 짜임새가 제법 괜찮다고? '루시드 드림'은 형편없다. 한마디로 영화 자체가 한 편의 꿈 같다. 말도 안되는 게 말이 되는 꿈, 어처구니 없는 일도 그 안에선 당연한 일이 돼버리는 꿈 말이다.

'루시드 드림'의 이러한 문제를 제대로 보여주는 캐릭터가 바로 대호의 친구이자 정신과 의사 소현(강혜정)이다. 이를테면 이렇다. 대호가 아들을 찾으려 여러 방법을 찾다 우연히 '루시드 드림으로 범인 검!거!'란 기사를 찾았다. '오잉? 루시드 드림? 그래 이거야!' 놀라는 대호.

그런데 마침 대호의 친구가 그 루시드 드림이란 걸 연구하는 정신과 의사네? 아무리 인생사가 '될놈될'이라지만 이건 좀 너무하지 않나. 게다가 의사 친구는 아들 잃어버린 불쌍한 아빠를 돕는단 명분으로 '의사'로서의 윤리의식은 개나 줘버린다. 대호가 울상을 지으며 부탁하면 늘 '이러면 안 된다' '굉장히 위험하다'면서도 언제나 대호를 꿈 속에 넣어준다. 게다가 대호에게 다른 환자의 개인정보를 유출하고, 심지어는 그 환자를 납치하도록 돕기까지 한다. 막장 드라마가 따로 없다.


박광범 : '막장 드라마' 좋지 않나. 그렇게 욕을 먹으면서도 계속 '막장 드라마'가 만들어지는 건 시청자들이 그만큼 원하기 때문일 수도 있으니까. 반대로 '싱글라이더'는 '감성 드라마'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말 그대로 영화 내내 감성이 퍽!발!하는 영화다. 너무 감성이 돋아 영화 중간에 잠이 쏟아질 수 있다는 건 함정이지만…

그런데 요즘 같이 자극적이고 화려한 걸 원하는 시대에 감성드라마가 관객들에게 어필할지는 잘 모르겠다. 실제 '충무로 대스타' 이병헌과 '공블리' 공효진, '월드스타'(구 원더걸스) 안소희가 뭉쳤지만 초반 흥행 소식은 잠잠하다. 그래도 센치해지고 싶을 때나 잠 안 오는 밤 혼자 극장에 가서 보기 엔 엄지척!인 영화다.


영화 '루시드 드림'의 '디스맨'으로 출연한 박유천. /사진제공=NEW

김현아 : '싱글라이더'는 출연배우들 자체가 하나의 '흥 포인트'다. 반면 '루시드 드림'은… 영 좋지 못한 일로 이미지가 엉망진창이 된 박유천이 하필 영화에서 꽤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꿈 속에 들어간 대호를 위험에서 구해주는 이도, 대호를 다른 사람의 꿈 속에 넣어주는 이도, 그래서 대호가 아들을 납치한 범인을 찾을 수 있게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하는 이도 박유천이 맡은 '디스맨'이란 인물이다.

디스맨은 관객들의 흥미를 끄는 멋있는 캐릭터다. 아니, 그랬어야만 했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 듯 영 좋지 못한 일로 이미지가 엉망진창이 된 박유천이 디스맨이어서, 더불어 디스맨이 등장하기까지 쌓아놓은 이야기의 얼개가 허술하기 짝이 없어서 디스맨이 등장할 때마다 관객들이 '소리내어' 웃었다. 심각하고 긴장감 넘치는 장면인데 말 그대로 '뻘하게 터진다'.



홍재의 : '루시드 드림'에서 박유천이 영화의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라면 '싱글라이더'는 이미 알려질 대로 알려진 '반전'이 영화의 몰입을 방해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참고로 반전이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기에 반전을 보고 꽤 충격을 받았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면 이 영화의 반전은 잔잔하게 흘러가는 영화의 흥미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요소 정도로 작용할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여성 감독인 이주영 감독은 영화 전반에 걸쳐 한국 남성에게 '당신의 삶을 다시 한 번 살펴보라'고 이야기한다.

반전이 뭘지 집중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영화의 숨은 요소들을 발견하는 게 영화를 더 재밌게 볼 수 있는 팁이다. 참고로 이병헌은 증권사의 '한남' 지점장으로 나온다.




김현아 : 고수는 영화를 보고나서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그가 어느 지점에서 감동을 받았는지 의문이다. 오직 '부성애' 하나로 억지스런 이야기를 하나도 억지스럽지 않은 척 밀어부치던데 말이다. 더불어 몇몇 장면은 어디서 많이 본 듯하기까지 했다.(예를 들면 '인셉션'이라거나 '인셉션')

너무 망 포인트만 짚어낸 것 같아 '루시드 드림'의 흥 포인트 하나로 마무리하련다. CG를 잔뜩 버무려 만들어낸 꿈 속 세상은 꽤나 근사했다. 끊임없이 무너지고 부서지는 꿈 속 세상이 대호의 넘치는 부성애를 부각시키고 영화를 영화답게 만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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