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황제의 색 '보라', 남자의 상징 '분홍'…색의 문명사

머니투데이 김고금평 기자 | 2017.02.25 06:37

[따끈따끈 새책] '문명을 담은 팔레트'…인류와 함께한 색 이야기

지금은 쉽게 접하는 보라색. 로마 시대 같으면 엄두도 내지 못할 색이다. 보라는 로마 제국에서 황제의 색이었다. 합성연료로 가장 먼저 발명된 보라색은 지금 색의 대중화를 상징하는 색깔로 존재한다.

인류가 가장 먼저 만난 색은 무엇일까. 하양? 검정? 정답은 빨강이다. 인류의 역사에서 처음 이름 붙은 색이자 오랫동안 색을 대표해왔다. 사냥하며 동물의 피를 통해 알게 된 색이자, 구석기 시대부터 산화철이 포함된 황토에서 발견한 색으로 색깔 중 가장 친숙하다.

빨강은 강대국 다툼의 원인을 제공하기도 했다. 빨간색 색소인 코치닐의 제조법을 철저히 숨긴 스페인을 향해 영국, 프랑스 등이 스페인의 무역선을 약탈하는가하면, 스파이를 보내기도 했다.

이 책은 9가지 색이 인류와 함께 걸어온 문명의 변화를 관찰한다. 중세를 지배한 기독교 덕분에 이름조차 없었던 파랑은 가장 인기 있는 색으로 떠올랐다. 교회 예술에서 성모의 옷이나 천상 세계를 파랑으로 표현하면서 이 색의 지위도 올라갔다. 18세기 후반, 유럽의 신고전주의가 하양을 우월한 색으로 여긴 것은 냉철한 이성을 중요시하던 당시 철학과 연관돼 있다.


책은 색에 대한 고정관념에 대해서도 풀어놓는다. 중국의 최고의 색이던 노랑이 유럽에선 유대인 차별에 쓰였다거나 20세기 초까지 분홍은 남자아이의 색이라는 사실이 그 예다.

책은 색의 역사뿐 아니라 색채 대비의 원리와 색의 정의를 과학적으로 풀어내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문명을 담은 팔레트=남궁산 지음. 창비 펴냄. 216쪽/1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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