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10년 박스권' 돌파하나…매물벽을 뚫어라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 2017.02.23 04:29

[대전환기 경제활로를 찾자]펀드매니저 6인 "코스피 2200은 무난하게 갈 것"

"2100선을 두려워 하지 말아라." 코스피 지수가 1년 7개월 만에 2100선을 돌파하면서 2007년 이래 10년간 지속된 박스권을 이번엔 깨뜨릴 수 있을지 시장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2100선에서 갈팡질팡하는 투자자들에게 2100은 더 이상 박스권의 상단이 아니라고 조언했다.

최광욱 J&J자산운용 대표는 "2080선에서 조정을 기다리던 투자자들이 갑작스런 2100선 돌파에 당황하고 있지만 2100선은 더 이상 박스권 상단이 아니다"라며 "삼성전자 등 IT 업종의 급격한 이익 증가로 2100은 박스권 밴드의 중간 정도가 됐으며 박스권의 상단을 2200으로 조정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코스피, 2200까지 무난히 올라갈 것"=연초 상승세를 이어가던 코스피 지수가 2월 들어 2060~2080의 좁은 박스권에서 등락하자 국내의 개인 및 기관 투자자들은 조정을 기다렸다. 펀드에 가입하거나 신규 자금을 집행하기엔 지수가 너무 높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스피는 예상을 뒤엎고 장기 저항선인 2100선을 상향 돌파해버렸다. 국내 기관 투자자들은 당황하면서 자산운용사에 조언을 구했지만 펀드매니저들은 조정보다는 코스피의 추가 상승 가능성이 더 높다고 진단했다.

허필석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대표는 "2100이라고 해도 올해 예상 실적 대비 코스피 PER(주가수익비율)은 10배도 안 된다"며 "실적과 밸류에이션이 여전히 매력적인 상황에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개선되고 있어 코스피가 지금 수준에서 10% 정도는 충분히 올라갈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

2100에서 10%면 2210을 의미한다. 이는 코스피의 역대 최고가인 2231.47(장중)에 근접하는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차원이 달라진 코스피 기업 이익이 지수를 견인하는 가운데 배당 증가와 지배구조 개편,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 돌파에 도전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영철 트러스톤자산운용 주식운용AR본부장은 "코스피 합산 순이익이 작년부터 100조원 넘게 나오는 체력을 보여주고 있어 2100선도 밸류에이션 부담이 높지 않다"며 "이익 체력을 바탕으로 올해 사상 최대치 돌파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펀드환매 매물벽, 박스권 돌파 위한 통과의례=21일 코스피가 1년 7개월 만에 2100선을 탈환하자 이튿날 자산운용사에는 펀드 환매가 쇄도했다. 장기간 형성된 박스권 학습효과로 개인 투자자들의 주식 매물이 쏟아진 것이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부사장은 "박스권 상단에서 습관적으로 출회되는 펀드 환매가 무섭게 나오는 것"이라며 "펀드 환매는 2100선을 넘어 박스권을 돌파하기 위한 통과의례로 필연적으로 뚫고 지나가야 하는 벽"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박스권이 장기간 진행되며 매물의 상당 부분이 소화돼 외국인과 국내 연기금·공제회가 힘을 합친다면 충분히 돌파할 만한 매물벽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최웅필 KB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이미 지수가 박스권 상단에 머물며 펀드 환매물량이 꾸준히 출회됐기 때문에 수급이 불리하다고 보긴 어렵다"며 "지수가 우상향으로 방향을 잡으면 오히려 펀드에 자금이 유입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글로벌 펀드의 한국 주식 비중이 평균 이하인 것도 긍정적이라고 봤다. 저금리에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는 기관 투자자의 매수 대기 자금도 매물벽 뚫기에 동력을 보탤 것으로 관측했다.

허 대표는 "글로벌 주식형 펀드의 한국물 비중은 크게 축소된 상태"라며 "비중이 낮은 부분을 회복하는 상황이므로 외국인의 매수 여력이 충분하고 국내 기관투자자들의 주식 매수 여력도 상당하다"고 평가했다.

◇강세장 온다면…증시 주도주는?=2017년 코스피 상승을 주도할 핵심 주도주로는 올해 기업 이익 증가의 대부분을 차지할 IT가 꼽혔다. IT가 주도주로 비상하는 가운데 다른 종목들의 동반 상승이 예상됐다.

최 대표는 "이익의 방향성이 뚜렷한 IT가 주도주로 등극하고 과도하게 저평가된 다른 업종들이 함께 오르는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며 "지수가 2100선이라고 두려워하는 사람이 많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일부를 제외하면 1800 수준에 머무는 종목이 많다는 것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수가 부담스럽다면 '저평가된 대형주'를 매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난해부터 이미 주가가 오른 IT 조선 철강 화학 외에 증권 자동차 업종 가운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경기가 안 좋았을 때 바닥이었던 업종들이 올라올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박현준 한국투자신탁운용 코어운용본부장은 "주도주 논란이 많지만 올해는 대형주가 전반적으로 오를 가능성이 높다"며 "저평가된 경기관련주가 상승을 주도하는 가운데 대선 이후 새정권이 등장하면 내수주도 살아날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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