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소행에 '쐐기' 박는 말레이 정부 "北 대사관 직원도 연루"

머니투데이 이미영 기자, 이보라 기자 | 2017.02.22 15:05

(종합)북한대사관·고려항공 직원 연루 정황 포착…북한 돌아간 용의자 4명도 송환 요구

22일(현지시간) 탄 스리 칼리드 아부 바카르 말레이시아 경찰청장이 기자회견을 열고 김정은 암살사건 2차 수사결과를 발표하며 추가 용의자 2명의 신원을 공개했다. / AFPBBNews1
북한의 '생떼쓰기' 전략에 불쾌한 감정을 드러낸 말레이시아 정부가 김정남 암살에 북한 정부가 연루됐다는 것을 강력히 시사하는 추가 증거를 내놨다. 말레이시아는 이번 사건에 북한 대사관 직원이 연루됐다고 밝혀 사실상 김정남 사망과 무관하다는 북한의 '발뺌' 주장을 간접적으로 반박했다.

22일(현지시간) 탄 스리 칼리드 아부 바카르 말레이시아 경찰청장이 기자회견을 열고 김정남 암살사건 2차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그는 "북한 용의자 2명이 추가적으로 연루됐다"며 "이들은 각각 북한대사관과 북한 국적기 고려항공 직원"이라고 밝혔다.

칼리드 아부 경찰청장은 이들의 사진과 이름도 공개했다. 추가된 용의자는 현광성 주 말레이시아 북한대사관 2등서기관(44)과 김욱일 고려항공사 직원(37) 이다. 그는 "말레이시아 정부가 북한 대사관에 이들과 면담을 할 수 있도록 요청했다"고 밝혔다.

또한 북한 정부에 직접적으로 협조를 요청했다. 칼리드 아부 청장은 "지난 1차 수사결과 발표 때 밝힌 북한 국적 용의자 5명 중 4명이 북한으로 들어간 것이 확인됐다"며 "북한 정부에 이들을 말레이시아로 송환해 수사를 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고 전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용의자 중 1명은 말레이시아에 남아 있는 것으로 추정돼 소재를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9일 말레이시아 정부는 1차 수사결과 기자회견에서 김정남 암살사건과 연루된 북한 국적자 5명의 신원을 공개했다. 이들은 리지현(32), 홍송학(34), 리재남(57), 오종길(55), 리지우(30) 총 5명으로 북한 일반여권을 소지했다. 이 중 말레이시아 내에서 도피 중인 것으로 추정되는 리지우를 제외한 4명은 본국으로 돌아갔다. 이미 체포된 리정철(47)를 포함해 이번 사건에 연루된 북한 국적 용의자는 총 8명으로 파악된다.

말레이시아 당국은 북한에게 직접 수사를 요청하고 북한 정부의 개입을 암시하는 정황들을 밝히는 등 1차 수사결과 발표보다 북한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보여줬다. 김정남 암살에 북한이 연루됐다는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해 북한의 입지가 더욱 좁아졌다는 분석이다.


북한은 김정남 암살 사건 이후 계속해서 북한의 개입을 부인했다. 강철 주 말레이시아 북한대사는 지난 20일 말레이시아 정부를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기자회견에서 강철 대사는 "(북한에 대해) 부당한 수사가 이뤄지고 있다"며 "말레이시아가 정치적인 목적을 띄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또한 숨진 인물이 '김철'이지 '김정남'은 아니라며 김정남인 사실 조차 부인하는 듯한 의견도 내놨다.

이후 말레이시아 정부는 북한에 대해 더욱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지난 21일 다툭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는 강철 대사 발언을 겨냥해 "외교적으로 결례"라며 "북한이 이번 사건의 진실을 밝히는 데 협조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번 수사결과는 보다 냉랭해진 북-말레이시아 관계에서 나온 것이다.

이번 수사결과 발표에서 김정남 아들 김한솔 입국설에 대한 실체도 확인됐다. 칼리드 아부 청장은 "김한솔 말레이시아 입국은 오보"라며 "루머에 대해 얘기하지 말라"며 강한 어조로 말했다. 또 "시신 확인을 위해 유족이나 친지가 온다면 모든 수단을 동원해 보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칼리드 아부 청장은 김정남 암살 당시 상황을 상세하게 설명하며 사인에 독극물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사건 당일 여성 2명이 맨손에 액체를 묻혀 김정남 얼굴에 묻힌 것으로 파악된다"며 "CC(폐쇄회로)TV 화면에는 이들이 범행 직후 두손을 올려 화장실로 직행하는 모습 등을 봤을 때 묻힌 액체가 독성이 있는 물질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김정은 북한 노동위원장 김정남은 지난 13일 자국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마카오행 비행기를 타기위해 자동탑승수속을 밟으려던 중 암살당했다. 사건 당시 CCTV에는 2명의 동남아시아 여성이 접근해 그의 얼굴에 손을 갖다대는 장면이 포착됐다. 김정남은 곧바로 공항관계자에게 도움을 요청해 공항의무실로 갔지만 병원으로 이송 도중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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