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30~40대 후계자들 경영전면에 등장

머니투데이 김지산 기자 | 2017.02.24 04:29

임종훈 한미약품 전무, 등기이사로...허용준 녹십자홀딩스는 대표이사 가능성

임종훈 한미약품 전무(왼쪽), 허용준 녹십자홀딩스 부사장.
제약업계의 70~80년대생 오너 후계자들이 대거 경영 전면에 나선다. 젊은 후계자들이 등장하면서 업계 전반에 대대적인 인적 쇄신이 빠르게 진행될 전망이다.

23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 차남 임종훈(40) 전무가 다음달 정기 주주총회에서 한미약품 등기이사에 오른다

임종훈 전무는 오랜 세월 사장 자리를 지켜온 친형 임종윤 사장(45)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아왔다. 그러나 2014년 한미약품 계열사 시스템통합(SI) 물량을 독점하는 한미IT의 최대주주로 올라서는 등 소리 없이 그룹 내 입지를 다져왔다.

한미IT는 임종윤·주현·종훈 3남매가 지분의 91.0%를 보유한, 사실상 2세들의 개인회사다. 2013년까지만 해도 임종윤 사장이 39.0%를 보유해 3남매 중 가장 지분이 많았지만 이듬해 임종윤 사장과 임주현 전무가 각각 지분의 5.0%, 2.5%를 임종훈 전무에게 넘기면서 임 전무 지분율이 28.5%에서 36.0%로 뛰었다.

그룹에서 임종윤 사장의 지위는 더욱 단단해졌다. 그는 지난해 3월 한미사이언스의 단독대표 자리를 꿰찼다. 아버지 임성기 회장과 공동대표였다가 임 회장이 대표 자리를 내놓으면서 후계자로 당당히 인정받은 것이다.

고 허영섭 녹십자 회장의 3남 허용준(43) 녹십자홀딩스 부사장은 정기주총에서 등기이사로 선임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녹십자 안팎에선 허 부사장이 한 발 더 나아가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최근 허일섭 회장과 함께 공동대표로 있던 이병건씨의 공백을 메우는 방안도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허 부사장은 지난해 녹십자홀딩스 지분율을 2.57%에서 2.63%까지 늘렸다. 친형 허은철 녹십자 사장 지분율 2.55%를 소폭 웃돈다. 앞서 허은철 녹십자 사장은 2015년 대표에 선임되며 3세 시대를 열었다.


중견 제약사 국제약품은 올 1월 남태훈 사장(37)을 승진과 함께 대표이사로 추대했다. 남 사장은 3세 경영인으로 제약업계를 통틀어 최연소 대표다. 사장으로 승진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2009년 4월 과장으로 입사한 이후 불과 8년만이다.

지난해에는 윤도준 동화약품 회장의 장남 윤인호(33)씨가 이사로 승진하며 본격적인 후계자 수업에 들어갔다.

제약업계는 70~80년대생 후계자들이 전면에 등장하면서 임직원 인적 쇄신이 불가피할 것으로 본다.

지난해 말과 올 초 강정석 동아쏘시오그룹 회장 취임으로 사장단이 50대로 물갈이 된 것과 같다. 이병건(61) 녹십자홀딩스 사장이 임기 1년을 남기고 퇴임하고 박복수(62) 녹십자랩셀 대표, 한상흥(61) 녹십자셀 대표가 퇴임을 앞둔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제약업계에 고령의 오너 경영자가 비교적 많은데 다수 기업들이 후계 체제를 앞당기면서 전반적으로 임원 연령대가 낮아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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