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도 O2O 시대…'집짓기' 어렵지 않아요"

머니투데이 이원광 기자 | 2017.02.24 04:00

양진석 와이네트워크 대표 러브하우스 플랫폼 서비스…"분야별 전문가와 연결, 정보 불균형 해결"

양진석 와이네트워크 대표(52) / 사진제공=와이네트워크

“건축은 불친절하다는 편견을 깨고 싶었다.”

양진석 와이네트워크 대표(52·사진)는 최근 서울 강남구 역삼동 본사에서 머니투데이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예능프로그램 ‘러브하우스’를 통해 공간가치에 대한 공론화에 불을 지핀 건축가 양진석 대표가 O2O(Online to Offline·온&오프 연계) 플랫폼 ‘러브하우스’로 다시 대중 앞에 섰다.

양 대표의 O2O 플랫폼 서비스의 핵심은 ‘친절한 건축’이다. 일부 전문가가 건축설계 과정 전반을 주도하는 상황에서 정보의 불균형을 깨뜨리고 소비자 권리 회복을 위한 플랫폼을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6월 와이네트워크를 설립한 양 대표는 지난달 애플리케이션 ‘러브하우스’ 구축을 완료했고 다음달 완성을 목표로 모바일 웹사이트도 준비하고 있다.

양 대표는 “집을 짓고 나면 ‘건축가가 지은 집은 불편하다’ ‘집 짓다 건축가와 원수가 된다’는 식의 씁쓸한 뒷말이 남는 게 우리 건축의 현실”이라며 “집짓기를 인생 황금기의 축제로 여기는 해외의 경우와 대조적”이라고 아쉬워했다.

이어 “결국 전문성과 가격 등 정보의 불균형에서 비롯된 불신”이라며 “집짓기가 끝난 뒤에도 의뢰인과 건축가가 수시로 만나 건축에 대해 토론하고 인생의 동반자로 남는 풍토를 조성하는 데 기여한다는 사명감으로 이 일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양 대표는 현재 3000여명의 건축설계와 인테리어·가구분야 전문가풀을 확보하고 러브하우스를 통해 대중에게 소개한다. 일부 전문가는 심층취재해 콘텐츠로 제작했다.


전문가 확보에 애를 먹거나 작품 소개에 그치는 기존 건축 O2O서비스와 차별화하는 전략이다. 수익모델은 기업광고다. 러브하우스 애플리케이션과 홈페이지 트래픽이 늘면 상단 배너를 노리는 기업들로부터 등급화한 광고계약을 한다는 것.

소비자와 건축가 소개 수수료는 수입원에서 제외하는 ‘착한 수익모델’을 택했다. 소비자나 청년 건축가들에 대한 부담으로 이어질 우려 때문이다. 양 대표는 “O2O서비스를 통해 프로젝트 단가가 노출되고 자칫 저가경쟁으로 수렴할 것을 우려해 거래내역은 공개하지 않는다”며 “러브하우스를 통해 검증된 전문가들과 만나 가격과 전문성 등을 자유롭게 경쟁토록 했다”고 말했다.

러브하우스는 소비자들은 물론 ‘열정페이’로 고통받는 청년 건축가를 위한 장이기도 하다. 다수의 청년 건축가는 ‘건축은 예술’이란 업계의 관행에 따라 소규모 건축사무소 아틀리에에서 최저임금 수준의 봉급으로 야근과 철야 등 강도 높은 노동을 견디는 상황이다.

양 대표는 “잠재력 있는 후배 건축가들이 배출되지만 프로젝트 수주에 대한 경험과 교육부족으로 쉽사리 창업 등에 도전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청년 건축가들이 러브하우스에 몰리는 이유”이라고 말했다.

양 대표는 건축 O2O 플랫폼이 활성화되면 다양한 주거 공간에 대한 관심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양 대표는 "아파트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우리 주거 문화는 아파트 선호를 넘어 맹신으로 가고 있다"며 "균일한 입방체 공간은 창의력과 공간에서 벌어지는 다채로운 행위의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막는다"고 꼬집었다. 이어 "러브하우스를 통해 건축에 대한 대중적 관심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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