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륵이라도 잡아라", 조선3사 2조원 '북해대첩' 돌입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 2017.02.23 05:00

조선 3사 북해 유전 해양플랜트 입찰 눈 앞…일감 회복과 유동성 확보 위해 총력전

조선업계가 노르웨이 북해에서 올해 첫 해양플랜트 수주전에 돌입한다. 일각에서는 사업성이 높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지만 극심한 일감 부진과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업계는 찬밥 더운밥 가릴 상황이 아니다.

2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은 노르웨이 석유사 스타토일이 북해 유전 요한 카스트버그 개발에 투입할 FPSO(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 설비) 건조 입찰에 참여할 예정이다. 스타토일은 이르면 오는 3월 입찰서류를 3개사에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요한 카스트버그 유전은 매장량이 4억5000만~6억5000만 배럴로 추정된다. 스타토일이 발주할 FPSO는 하루에 원유 약 19만 배럴을 생산할 수 있고 저장능력은 110만 배럴 규모다. 설비규모를 감안할 때 계약금은 약 2조3000억원(20억달러) 수준이라는 것이 업계 추산이다. 유전 전체 사업규모의 약 22% 정도다.

조선업계에는 올해 첫 해양플랜트 수주전이다. 이번 사업 외에 영국 뉴에이지의 소형 FLNG(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 저장 하역 설비)와 인도석유천연가스공사(ONGC)의 해양플랫폼 등 발주가 예상되지만 계약 규모는 요한 카스트버그의 20% 수준일 것으로 추정되는 데다 연내 발주도 장담할 수 없다.

특히 대규모 회사채 만기가 도래하는 대우조선해양에는 이번 사업 수주가 절실하다. 신규 수주를 통해 최대한 많은 선수금을 확보해 둬야 만기에 대비할 수 있다. 해양플랜트는 전체 계약규모의 10%만 선수금으로 받는 '헤비테일' 방식이지만 대우조선해양에는 당장 급한 돈이다.

현대중공업도 급한 것은 마찬가지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년간 해양플랜트 수주가 없었다. 현대중공업의 해양플랜트 수주잔고는 올해 대부분 인도된다. 올해 의미 있는 규모의 신규수주를 성사시키지 못하면 내년 해양플랜트 일감은 바닥 나는 셈이다. 이와 관련, 현대중공업 노조 게시판에는 "수주가 안될 경우 해양플랜트 관련 대규모 구조조정 가능성도 있다"는 글이 올라온다.


지난 달 매드독Ⅱ 프로젝트의 FPU(부유식 해양 생산설비) 수주에 이어 오는 3월 이탈리아 국영 에너지 업체 ENI가 발주한 모잠비크 코랄 FLNG 계약체결을 앞둔 삼성중공업은 상황이 상대적으로 낫다. 하지만, 지난해 극심한 해양 수주절벽을 겪은 삼성중공업에도 이번 수주전은 양보할 수 없는 한 판이다.

일각에서는 요한 카스트버그 프로젝트의 사업성이 높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스타토일은 요한 카스트버그 프로젝트의 유가 손익분기점을 배럴당 90달러에서 40달러로 낮췄다고 하지만, 실상은 누구도 알 수 없다"며 "유가 부담 탓에 사업 무산과 인도 지연이 속출한 상황이 재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스타토일은 잠재 입찰 대상자들을 상대로 지난 1월 예정됐던 사업 설명회를 뚜렷한 이유 없이 연기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위험 부담이 있는 사업이지만 이번 수주전에서 손을 뗄 곳은 없을 것"이라며 "그만큼 당장의 일감 회복과 유동성 확보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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