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사 순익, 자산 3배 생보사에 '깜짝' 역전… 왜?

머니투데이 전혜영 기자 | 2017.02.21 11:23

(상보)2008년 금융위기 후 첫 역전… 제도개선 '호재' 손보사, 저금리 '악재' 생보사 앞질러

자료=금융감독원
손해보험사가 지난해 자산 규모 3배의 생명보험사를 실적에서 앞질렀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8년 만의 역전으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1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6년 보험회사 잠정 경영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보험사의 당기순이익은 총 6조1714억원으로 전년대비 2.3% 감소했다.

생보사의 당기순이익은 크게 감소한 반면 손보사는 급증해 희비가 교차했다. 지난해 생보사의 당기순이익은 전년대비 25.0% 감소한 2조6933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손보사는 전년대비 27.7% 증가한 3조4681억원으로 생보사보다 8000억원 가량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손보사가 순익에서 생보사를 앞지른 것은 2008년 이후 처음이다. 당시 글로벌 금융위기로 금리변동성이 커지면서 장기채를 많이 보유한 생보사의 순익이 급감했었다.

지난해 생보사의 순익이 떨어진 이유는 수입 대비 지출이 늘어난 데다 저금리가 계속되며 자산운용 수익률이 안 좋아진 데 있다. 지난해 생보사의 지급보험금 증가율( 7.5%)은 수입보험료 증가율(2.2%)을 크게 웃돌았다. 여기에 동양생명이 육류담보대출 사고에 휘말리며 2000억원이 넘는 대규모 충당금이 발생하는 등 투자영업이 크게 정체됐다는 분석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생보사가 손보사보다 자산규모가 크다 보니 저금리 하에서 자산운용 수익률에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며 "준비금 적립액은 전년보다 오히려 줄어든 점을 감안하면 전반적으로 금리와 업황 부진의 영향으로 실적이 안 좋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손보사는 제도개선 효과를 톡톡히 봤다. 손해보험시장은 크게 일반·장기·자동차보험으로 나뉜다. 이중 만성적자에 시달리던 자동차보험이 제도변경으로 손해율(받은 보험금 대비 지급한 보험료)이 종전 87.7%에서 83.1%로 대폭 개선되면서 손실이 7382억원 감소했다. 여기에 대출채권 증가로 이자수익이 2433억원 증가해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

생보사와 손보사의 실적 역전이 예상보다 빨리 이뤄지면서 일각에서는 이 같은 추세가 장기화 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생보사의 실적이 좋아지려면 금리인상이 이뤄져야 하는데 단기적으로는 금리 상승이 예상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저금리가 계속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반면 손보사는 제도개선 효과가 정착되면 실적이 더 안정화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금감원 관계자는 "올해 생보사의 사업전망을 보면 단기간 내 실적개선이 어려울 가능성도 있어 새로운 투자처 발굴 등 개별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며 "다만 보험사들이 단기 수익 추구에 치중할 경우 자산이 부실화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당국에서 이 같은 부분을 유의 깊게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생보사의 지난해 수입보험료는 119조7941억원으로 전년 대비 2.2% 증가했고, 손보사는 75조3616억원으로 4.2% 늘었다. 지난해 말 기준 보험사 총자산은 1033조5748억원으로 전년말 대비 8.7% 증가했고 자기자본은 98조2718억원으로 5.2%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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